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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하게 사는 이야기

이제 장애인자립생활센터도 윤리경영을 통한 발전을 도모한다. 좋은 날 좋은 삼겹살로 든든하게 채운 점심식사!

by jeff's spot story 2024. 10. 4.

경기도의 장애인자립생활센터 30여 곳의 임직원들이 모처럼 포천의 깊이울 저수지 근처의 캠핌장에 모였다. 이날은 사회복지시설이 된 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윤리경영 선포식이 있는 날이었다. 그동안 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사회복지시설로 분류되어 있지 않아서 보조금을 받기는 하지만 여러 면에서 약간은 소외된 감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사회복지사업법이 개정되면서 사회복지시설로 인정을 받게 된 것이다. 그것을 기회로 더 새롭게, 내실있는 경영을 하겠다는 다짐을 하는 자리였다. 행사에는 약 100여 명의 임직원들이 참석했다.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이들의 얼굴에서 뭔가 다부진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이렇게 좋은 날 먹거리가 빠질 수 없다. 이날은 포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점심을 도맡아 제공했는데 이 행사는 경기도의 공모사업에 채택이 되면서 예산 지원을 받았다고 했다. 이날 점심의 메뉴는 삼겹살이었다. 숯불에 직접 굽는 삼겹살은 이런 야외가 아니면 맛보기 힘든 먹거리이다. 숯불의 향이 그윽하게 밴 삼겹살과 밥 한 그릇이면 왕후장상이 부럽지 않은 것이 우리네 아니던가... 굽는 사람들은 많은 손님들의 입을 채우기 위해 분주하지만 기다리는 사람은 또 몇 분이 여삼추이다. 

 

기다리다 못해 고기를 굽는 곳에 가보니 희한하게 생긴 불판이 있었다. 이 쇠판은 돌을 깍아 내는 톱날이란다. 이렇게 큰 톱날을 본적이 없는데 참 신기하게 생겼다. 하지만 톱날이 단단하고 두께가 상당해서 고기 굽는 용으로 자주 사용한다고 했다. 이것도 흔치 않은 일이다. 그 말을 들어서인지 정말로 고기가 더 맛나 보였다. 숯불에서 초벌을 한 고기를 다시 불판에서 익히는데 순식간에 굽는 것 같은데도 워낙 손님이 많다보니 우리까지 차례가 오는데 시간이 제법 걸렸다. 잔칫날 빨리 달라고 재촉할 수도 없고, 고기는 굽는 냄새는 계속 나고 이것도 참 곤욕이다. 

 

고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옆에는 과일과 야채도 듬뿍이다. 역시 있는 집의 잔칫날을 뭔가 다르다. 고기는 넉넉하게 준비했다니 조급할 필요는 없었다. 그렇게 조금은 앉아 기다리니 드디어 우리에게도 맛난 삼겹살을 먹을 기회가 왔다. 별 다른 반찬은 없었지만 숯불향이 밴 질좋은 고기와 밥이 있으니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었다. 그리고 옆에 반가운 사람들이 함께 하니 그저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기분이 업되는 느낌이었다. 모처럼 덥지도 않고, 맑은 날씨로 이런 행사를 하기에 더없이 좋은 날이었다. 

 

고추나 상추같은 야채들은 사 온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후원으로 텃밭에서 가지고 온 것이라 했다. 그래서인지 더 부드럽고 맛이 좋았다. 요즘 채소 가격이 장난이 아니라 쌈밥집에서도 더 이상 무한리필을 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여기서는 먹고 싶은 만큼 얼마든지 먹으라 했다. 실한 고추와 상추 그리고 마늘이 삼겹살과 만나면 바로 술 한 잔이 있어야 하는 조합인데 차가 있어 그러지 못한 것이 영 아쉬웠다. 손님들이 어느 정도 고기들을 먹었는지 이젠 직원들이 고기를 더 먹으라며 몇 접시를 들고 왔다. 고기를 많이 먹는 사람이라면 허리띠 풀고 시간을 넉넉하게 잡고 먹으면 되는 시간이다. 

 

푸짐하게 잘 먹고 나중에 디저트로 과일까지 먹으니 제대로 대접을 받은 기분이었다. 준비한 사람들은 어젯밤 늦게까지 부산했다고 하는데 먹는 사람들은 그저 몇 분 젖가락 질을 하면 되니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다. 이날은 귀하다는 것을 많이 먹었다. 수박도, 상추도, 고추도, 복숭아도 모두 귀한 것들이다.  배도 부르지만 마음도 푸근했다. 마치 대식구가 모두 모여 앉아 큰 잔치를 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참 좋은 만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