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우리 시내 5일장이 열리는 곳에 아주 오랜 세월 영업을 한 업력이 꽤 되는 이집이 있다. 이집의 주력 메뉴는 뼈다귀 감자탕이다. 즉, 돼지 뼈국물이 주메뉴인 곳이다. 이곳의 이름은 '안양해장국'이다. 워낙 오래된 집이라 언제부터 영업을 했는지도 잘 모른다. 그냥 이 자리에 아주 오랫동안 있었다. 이집 뼈다귀 해장국의 특징은 구수하고, 진한 국물이다. 된장을 풀어 넣은 듯한 구수한 국물에 다른 집에선 보기 드문 콩나물이 상당양 올라간다. 콩나물을 얹어 주는 뼈다귀 해장국 집은 본적이 없다. 여기에선 그런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우리는 이날 밖에서 꽤나 땀을 흘렸다. 그런데도 이렇게 펄펄 끓는 뼈 국물을 먹기 위해 여길 왔다.





콩나물 만큼이나 신기한 것이 또 있는데 콩국물을 얹어 준다는 것이다. 아마도 모두 구수한 맛을 강조하기 위해 이렇게 하는 것 같다. 깻잎도 상당히 많이 넣는다. 가격은 적당한 편이다. 아니 조금 저렴하다는 생각이 든다. 대부분 조리가 되었다고는 하지만 아무튼 손님상에서 한 번 더 끓여야 하기 때문에 먹기 전에 어느 정도의 인내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 우거지 사리가 있어 나중에 추가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우리는 이날 무려 세 번이나 우거지 사리를 추가했다. 그렇게 많은 추가를 해야 할 만큼 이날의 주인공은 우거지였다. 어찌나 깊은 맛이 나던지 고기 먹는 것을 잊을 정도였다.




어느 감자탕이 끓기 시작하면 콩나물들을 국물 속에 넣어 주어야 한다. 그래야 한층 더 시원해진 국물을 즐길 수 있다. 국물의 색이 진해서 매울 것 같지만 막상 먹어보면 전혀 아니다. 마치 잘 끓인 된장찌개처럼 구수한 식감이 입안을 때린다. 너무하다 할 정도로 푹 끓인 우거지는 입안에서 그냥 사라져 버린다. 씹고, 자시고 할 것도 없다. 그런데 온통 뼈다귀 국물을 머금고 있어 마치 국물을 한 국자 한 번에 퍼 먹은 것처럼 진한 국물맛이 들어왔다 갑자기 사라진다. 참 신기한 경험이다. 고기보다 우거지가 더 맛나다니 말이다. 돼지고기도 싸구려 돼지뼈다귀가 아닌 것 같았다. 아주 고급스럽다고 하긴 뭐해도 충분히 훌륭한 고기였다.




부드러우면서도 씹는 맛이 어느 정도 보장되는 우리가 아는 바로 그 뼈다귀 감자탕의 고기였다. 물론 감자도 많이 들어 있다. 감자탕의 감자는 포테이토가 아니라 돼지 등뼈를 일컫는 것이란 말을 들은적이 있는데 유래가 뭐가 되었든 아무튼 감자탕엔 감자도 당연히 들어가야 하는 법이다. 포실 포실한 감자는 다소 진한 국물과는 사뭇 대조되는 맛이다. 하지만 이런 중화되는 느낌이 나쁘지 않다. 계속 거친 살길을 달리다가 갑자기 포장된 도로가 나오는 듯 한 느낌이 든다. 이런 것이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궁합이 될 것이다. 국물도 아주 끝내주는 것인지라 우린 몇 번이나 육수를 보충해야 했다.





그렇게나 많이 먹은 것 같은데도 뭔가가 부족한 기분이었다. 이럴 때는 망설이지 말고 라면사리를 투하해야 한다. 가장 저렴하고, 덜 건강한 재료가 되겠지만 어찌보면 가장 완벽한 맛을 제공하는 것이 바로 라면사리라 하겠다. 라면은 3~4분 만에 아주 먹기 좋은 상태가 되기 때문에 시간도 절약해 준다. 이 얼마나 훌륭한 음식이란 말인가? 누군가 옆에서 라면 만든 사람한테 노벨상을 주어야 한다고 했다. 전 세계적으로 이렇게 값싸면서 맛나게 많은 이들의 한 끼를 보장해 주는 음식은 없을 것이다. 그러니 그 말도 맞다. 노벨상 중에 평화상을 주어야 할 것 같다. 이렇게 화려하진 않지만 충분히 만족스러운 우리의 저녁 회식이 마무리 되었다. 거 참 맛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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