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에 사업체가 많기 때문에 여기 저기 맛난 밥집들도 많은 편이다. 유난히 한식부페집이 많은 것도 이런 이유라 하겠다. 직장인에게 점심 한 끼는 잠시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기도 하고, 영양을 보충하는 타임이기도 하지만 역시 하루 중 가장 즐거운 시간임에 틀림없다. 맛있는 밥 한 끼가 주는 만족은 오후 내내 이어진다. 이날 우리는 그런 의미에서 맛나다고 알려진 밥집을 찾았다. 군내면에 있는 돌담길 2호점이라는 곳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집은 2호점이다. 군내면의 또 다른 곳에는 1호점이 있다는 말이다. 1호점보다 나중에 생긴 곳이지만 아주 넓고 깔끔한 곳이다.
한식부페 처럼 먹는 코스도 있지만 우리는 메뉴판에 있는 음식을 미리 예약 주문했다. 이날은 다 함께 밥을 먹기로 한 날이라 인원이 9명 정도 되었기 때문이다. 한식부페처럼 손님이 갖다 먹는 것이 아니라 앉아서 기다리면 쌈밥을 주는 방식이다. 쌈밥이 여름엔 잘 어울리기 때문에 우린 맛나게 먹을 수 있었다. 요즘 날이 더워서 쌈야채의 가격이 많이 비싸다던데 이집은 무한리필로 먹을 수 있게 해 주었다. 역시 이런 푸짐한 구성이 먹는 사람들의 만족도를 올려준다. 정갈한 반찬들은 마치 한정식 집에 와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그리고 밥과 진한 맛이 된장찌개, 제육볶음이 나왔다. 밥 반찬으로 필요한 것들은 모두 나온 셈이다. 특히 된장찌개는 아주 진하고 묵직한 국물의 제대로 맛이 난 것이었다. 다소 짠맛이 강하긴 했지만 그래도 이런 백반에는 그만인 구성이다. 제육볶음의 고기는 아주 큰 건더기였는데 보통 쌈밥집의 제육고기가 작게 잘려 있는 것과는 좀 다른 모양이었다. 씹는 맛이 좋은 고기였다. 일행 중 밥이 양이 적다며 불만을 나타내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전체적인 구성이 안정적이었다. 여름에 먹는 쌈은 보약과 같은 것이라 했는데 정말 그렇다. 이날 먹는 쌈들은 모두 유기농으로 기른 것이란다.
그렇지만 역시 가장 맘에 들었던 것은 우렁된장이었다. 우렁이가 많이 들어간 된장양념의 반찬은 몸에도 좋고, 입에도 좋은 아주 이상적인 반찬이다. 특히 다소 투박하고 거친 시골밥상을 연상케 한다. 이런 구성을 시골밥상이라 불러도 될 법한 것이다. 쌈채롤 양것 준비하고 위에 우렁된장과 밥을 넣어 야무지게 싸먹으면 여름을 상징하는 시원하고, 감칠맛 나는 한 쌈이 된다. 외국 사람들도 우리가 이렇게 싸먹는 쌈에 요즘 많이 빠져 있단다. 신선한 채소를 이렇듯 즉석에서 밥과 함께 먹는 나라는 아마 우리나라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가 먹고 있는 동안에도 손님들은 계속 이집으로 들어 왔다. 워낙 홀이 넓기 때문에 왠만한 단체손님도 문제가 없다. 일하다 온 것 같은 분위기의 아재 손님들은 여기서 휴식도 취하고 영양도 보충하여 나가는 것이다. 한식집이만 패밀리레스토랑 같은 깔끔한 분위기도 맘에 든다. 시골 대청마루에 앉아 먹는 기분도 좋지만 이렇게 깨끗한 홀에서 먹는 밥이 더 좋다. 예전에 이 자리는 고기집도 있었고, 칼국수 집도 있었고, 부대찌개 집도 있었다. 메뉴의 구성이 좋은 이번에 자리 잡은 한식집이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선택받는 식당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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