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시청 옆에 구내식당처럼 자리 잡은 부대찌개 집이 있다. 이름은 정담이다. 문 연지 꽤 된 집이지만 왠지 오픈한지 얼만 안 된 집처럼 느껴진다. 왜 그럴까? 자주 가서 먹어도 봤지만 최근 한 2~3년 동안 가지 못한 것 같다. 이것도 이상하다. 너무 가까워서 쉽게 지나친 것일까? 이날은 시청에서 행사가 있어 가장 가까운 곳에서 밥을 먹고 들어가기로 했다. 그런 이유라면 정담이 가장 지근거리의 식당이 맞을 것이다. 예전에 갔던 기억을 더듬어 보면 송탄부대찌개처럼 뭔가 진하고 묵직한 국물을 특징으로 하던 집이라는 생각이다. 과연 지금도 그럴까?
실내 홀이 작은 편이기 때문에 예약을 하지 않으면 문앞에서 먹거나 아예 들어가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서 안쪽에 방이 마련되어 있기는 하다. 하지만 편하게 식탁에 앉아 먹고 싶으면 미리 가거나 예약해야 한다. 부대찌개 외에 별 다른 메뉴가 없는 집이기 때문에 우린 당연히 부대찌개와 라면사리를 주문했다. 어느 정도 끓여 나오는 방식이라 찌개가 나오는데 약간의 시간이 걸린다. 찌개의 구성을 살펴보니 특이한 것이 있었다. 순두부가 들어가 있고, 느타리 버섯도 있다. 떡도 많이 들어간 편이고 김치도 있다. 의정부 방식이라 하기도 그렇고, 송탄 방식이라 하기도 그렇다.
라면사리를 넣지 않아도 될만큼의 당면사리도 들어 있다. 소시지와 햄은 정말 넉넉하게 들어있다. 가만히 보니 작은 만두도 있다. 찌개 안이 완전 페스티발이다. 일단 푸짐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튼실한 구성의 부대찌개는 너무 고맙다. 기름진 육수와 소시지로 인해 국물은 금새 진득하고 묵직하게 변했다. 그렇다. 여기 부대찌개는 이런 맛이 특징이다. 오뎅식당의 담백한 부대찌개 국물을 생각한다면 조금 아닌데 싶은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긴 구성물이 너무 푸짐하다. 집어 먹는 재미가 장난이 아니다. 순두부도 의외로 역할을 잘한다.
부대찌개의 영원한 단짝인 라면사리도 역할을 톡톡히 한다. 밥먹는 것을 잊을 정도로 내용물이 많아 즐겁게 건져 먹을 수 있다. 금새 식당 안은 손님들로 채워지고 모두들 부대찌개를 앞에 놓고 머리를 조아리듯 먹는 모습이 단체로 함께 온 손님들같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함께 밥을 먹는 사이가 식구라고 한다면 이날 이시간 우리는 모두 식구들이 맞는 것 같다. 진득하고 묵직한 국물은 밥과 함께 먹을 때 빛을 발한다. 국물이 워낙 진하니 술 생각도 난다. 하긴 여기서 저녁 회식도 몇 번 했던 것 같다. 소시지와 햄, 그리고 진한 고기 맛의 국물이 어우러지는 든든한 한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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