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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가 돌아가는 이야기

제22대 총선, 사전투표소, 몰카 설치 유튜버 구속으로 알아보는 의미와 역할

by jeff's spot story 2024. 3. 31.

지난 31일, 인천 논현 경찰서는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소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유튜버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며 법원은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기상천외한 몰래카메라 설치 이유는 불법 선거 의혹을 가리기 위한 것이라 했다. 즉, 선거관리위원회의 사무에 불신을 가졌다는 것이다. 이 유튜버는 무려 40여 군데에 이런 몰카를 설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유튜버로 활동하면서 그동안 불법선거 의혹을 계속 제기해왔다. 사실 이런 의혹을 제기한 사람은 이 유튜버 만은 아니다. 그동안 알게 모르게 우리 사회에서 각종 제도와 규정, 기관에 대한 기본적인 믿음마저 흔드는 의혹제기가 있어왔다. 

 

이런 사회에 대한 불신은 정치권에서 시작된 것이라 볼 수 있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진실인양 주장하고 나중에 진실이 밝혀지면 나몰라라 하는 행태가 지속되어 왔다. 여론의 방향이라는 것이 처음 일이 터졌을 때는 크게 주목하고 무슨 일인가 궁금해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에는 진실 여부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사실이 학습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번 유튜버 사태로 '사전 선거'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 선거 당일 투표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투표율을 올리기 위해 고안된 제도로 2000년 미국에서 도입된 이래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도 적용하고 있는 선거 제도이다. 

 

우리나라는 제5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었던 1960년 이미 부재자선거 라는 제도가 있었다. 지역에서 선거를 치를 수 없는 군인들이 대표적인 대상이었다. 그런데 1992년 군부대에서 실시되었던 부재자선거에 외부의 개입 여지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선관위가 직접 투표소를 설치하고 관리하도록 법령을 개정하였다. 2005년에는 이런 부재자투표 제도를 없애고 누구든 선거일에 투표하기 어려운 사람은 가까운 투표소에서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지금의 사전선거제도가 생기게 되었다. 

 

하지만 이런 제도의 취지에도 불구하고 2008년 선거에서 2.2%라는 낮은 투표율을 기록하여 규정을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렇게 낮은 투표율을 기록한 이유로는 오전 10시에서 오후4시라는 짧은 투표시간과 전국에 400개 밖에 없는 적은 수의 투표소 때문으로 분석되었다. 헌법재판소는 이렇게 선거 가능 시간이 짧은 것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으며 이에 따라 선관위는 2013년 법 개정을 통해 지금의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하는 안을 제출하였다. 개정된 법령을 적용했던 2013년 4월의 상반기 재보궐선거에서 41.3%라는 사전선거투표율을 기록하며 선거제도의 구원투수로 화려하게 등장하게 되었다. 전체 유권자의 절반도 참여하지 않는 선거라는 비판을 받았던 대의 민주주의의 위기가 사전선거투표를 통해 어느 정도는 극복될 수 있었던 것이다. 2014년 6월 4일 실시된 지방선거 부터는 신분증만 있으면 전국 어디에서나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고 투표를 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올 해 치러지는 제22대 총선도 예년과 같이 사전선거투표가 시행된다. 4월 5일부터 6일까지 양일간이다. 선거일에 투표가 어려운 사람은 이 때 전국 어디서나 신분증만 소지하면 투표를 할 수 있다. 한동안 바다에 나가 일하는 선원의 경우는 선상투표를 하게 되는데 4월 2일부터 5일까지 4일간 하게 된다. 그리고 해외에 거주중인 유권자들을 위한 재외공관 투표도 이미 3월 27일부터 6일간 진행되고 있다. 마음만 먹으면 선거에 참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다만 과연 누구를 찍을 것인가의 고민은 이런 제도의 보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민들의 몫으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