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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중국 칭따오 출장길에 먹었던 맛있고, 정겨운 현지 음식들... 그런데 이름을 모르겠네~

by jeff's spot story 2024. 3. 6.

벌써 오래된 이야기이지만 십여 년 전 칭따오 출장은 무역업무를 다시 가동하는 매우 의미있는 출장이었고, 거래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한 인간적인 의미도 많은 여행이었다. 얼마나 거창하게 다시 윌리암이라는 친구와 거래를 재개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서로의 의지는 확인을 한 셈이다.  저녁만찬을 준비해 놓은 이 친구는 자신의 동네에서 가장 맛있다는 식당으로 나를 안내했는데 워낙 칭다오의 외곽에 있는 시골이기 때문에 유명한 식당이라고는 해도 아마 처음 가는 사람은 무척이나 위생상태가 좋지 않다는 점에서 선듯 수저를 들기 어려울 만한 곳이라 할 수 있었다. 


그렇게 자주 중국 출장을 갔던 나도 처음에는 어떤 요리를 골라야 하나 망설일 지경이었다. 중국 대부분의 식당은 저런식으로 컵과 수저, 술잔을 미리 밀봉을 해 놓는다. 자신들도 스스로 위생상태를 좀 믿지 못하는 감도 있고, 손님을 위해서 이 정도는 미리 준비한다는 정성의 의미도 있는 듯 했다. 청나라 술이라는 고량주를 내 왔는데 일종의 백주라고 했다. 아주 도수가 높은 술은 아니어서 38도 정도 되었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재료를 내가 직접 고른 바지락은 소금간을 한 물에 바지락을 데치고 거기에 약간의 양념장을 바른 일종의 조개찜 같은 요리였다. 무난한 맛과 예상했던 맛이라 가장 처음 젖가락이 갔던 음식이었다. 다만 좀 짰다. 칭다오의 모든 요리는 무척 짠 편이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중국의 다른 지방보다는 분명히 많이 짰다. 


문제의 요리는 바로 밑에 있는 것인데, 저것은 당나귀 고기라고 했다. 음식을 다 먹은 후에 뒷간에 묶여 있는 당나귀를 직접 보여주기 까지 했다. 그럴 필요까지는 없었는데...맛은 뭐랄까 조금은 부드러운 소고기 같은 맛이었다. 양념이 역시 짠 편이었고, 냄새는 잘 잡은 것 같았는데 아무튼 식감이 아주 낯설어서인지 손이 잘 가지는 않았다. 깍지콩과 가운데 있는 국물도 역시 내가 직접 고른 재료로 일종의 완자국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무척이나 느끼했고, 중국 특유의 향채가 옷에 냄새가 밸 정도로 듬뿍 들어가 있었다. 그나마 국물이라 술 먹으며 연신 떠 먹었는데 역시 국물이 짰다. 좀 자극적인 것을 좋아하는 이들의 모습이 예전 고구려나 거란족 같은 호전적인 사람들의 습성을 닮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봤다. 


두 번째는 가장 손이 많이 간 요리로 매운 고추와 동그랗게 자른 닭고기를 간장 양념에 볶은 요리였다. 그나마 우리 입에 잘 맞았고, 옆에 있는 옥수수로 만들었다는 쌈같아 보이는 저것에 이 매운 고추볶음을 넣어 먹으면 덜 매우면서 맛의 조화가 잘 되는 것 같았다. 마지막 그림은 뭔 과일인지 모르겠는데 과일을 기름에 튀긴 것으로 엄청나게 달았다. 단 것을 딱 싫어하는 내가 손이 갈리가 없는 요리였다. 아! 그냥 과일을 주지 왜 이런 하지 않아도 될 노력을 했나 그래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저녁만찬은 그래도 황제의 식사였다. 다음날 아침 조반을 먹자며 잡아 끈 곳은 아~ 정말 다시 기억하기도 싫을 만큼 엄청나게 비위생적인 노점상이었다. 칭다오 사람들은 아침으로 저 호떡같이 생긴 일종의 튀김을 꼭 먹는다고 하는데 이곳은 노점상이라서 인지 위생관념이 매우 부족했다. 그래서인지 호떡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정신이 없었다. 같이 나온 죽은 좀 그나마 나은 편이었는데 아침이고 해서 아무래도 잘 먹히지는 않았다. 


그래도 인증샷은 하나 찍어 주어야지...내가 하도 표정이 안 좋으니 이 친구가 좋은 식당으로 자리를 옮기자면 다시 손을 잡아 끌었다. 그래서 옮긴 곳은, 그래 여기도 아주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먹을만 했다. 여기도 칼로리 만땅의 저 튀긴 호떡은 자리를 잡고 있었고, 닭똥집 볶음과 굵은 면의 국수와 과일 양념한 것 한 접시 이렇게 먹었는데 아 어찌나 다들 짠지 정말 입을 대기 힘들 정도였다. 왜 이렇게 짜게 먹지? 맛은 나쁘지 않은데 염도 조절은 꼭 필요한 듯 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짜게 먹는다는데 여긴 분명 우리보다 한 수 위였다.


그래도 사업 이야기는 잘 진행되었고, 돌아오자마자 바로 다시 연락을 가동했다. 아마도 조만간 다시 가야 할지도 모르지만 다음에는 공장 근처까지 들어가지 말고 그냥 칭다오 시내에서 제대로 된 칭다오 맥주와 요리를 먹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