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 분위기 좋은, 창원시 귀산동 엘리브

보통 카페하면 경치 좋은 언덕에서 호젓하게 앉아 커피나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그림을 그리곤 한다. 물론 바다가 있다면 일단 경치상 한 수 먹고 들어 간다. 그래서일까 이날 가본 카페는 일반적인 작은 차 마시는 공간이 아니라 마치 백화점이나 패밀리 레스토랑에 와 있는 착각을 할 정도로 규모가 엄청난 곳이었다. 창원의 끝자락, 통영과 맞닿은 그곳 귀산동에 위치한 엘리브 라는 곳이다. 일단 하드웨어가 압권인 그런 곳이다. 

막상 네비로 찾아 갈때 만해도 뭐 이런 시골에 유명한 카페가 있다는 것이냐고 볼멘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막상 도착해 보니 장난이 아니었다. 엄청 큰 건물 3층 모두를 카페로 이용하는 말 그대로 규모의 경제가 나오는 곳이었고, 중간층엔 사람들이 줄서서 기다리는 돈가스 매장도 하나 있었다. 아마 이집도 같은 주인의 소속이리라. 규모가 엄청 크다 보니 주인장이 의도한 모든 생각이 실내 인테리어에 녹아 있었다. 정말 이런 공간 하나쯤 있으면 좋겠다 하면서 여기 저기 벤치마킹하여 만든 실험적이 인테리어가 곳곳에 서려 있다.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빵 계산 하는 곳 따로, 커피와 차 계산하는 곳 따로 이런 시스템을 이해하는데도 한참을 돌아다녀야 했다. 서빙하는 종업원이 다닐 수 없는 공간이다 보니 손님이 알아서 눈치껏 앞 사람 보면서 주문하고 자신의 테이블에 갖다 먹고 다시 돌려 놓는 어찌 보면 손님이 고생하는 그런 곳이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불편함을 호소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런 시스템을 즐기는 눈치였다. 창원이 왠만한 대기업의 공장이 다 몰려 있는 산업의 본고장이다 보니 예로부터 돈이 많이 동네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이런 카페에서도 대규모 공장의 분위가 물씬 뭍어 났다. 

엄청 넓은 빵 코너와 커피 코너를 이리 저리 돌다 깨달은 대로 빵과 음료를 주문하여, 점심으로 먹은 갈비탕 보다 더 많은 돈을 지불하고 나서야 내 손으로 직접 우리 테이블로 가져 갈 수 있는 은혜를 입을 수 있었다. 첨 보는 케이크는 아들이 좋다하여 주문한 것인데 도무지 국적을 알 수 없는 그야 말로 달고 단 그런 음식이었다. 도저히 나는 먹을 수 없는 뭐랄까 과연 이곳에서 사람들이 이런 음식들에 심취한단 말인가 하는 자조감이 들 정도의 아주 이질적인 아이템들이었다. 하지만 마눌 말이 이런 것이 대세란다. 괜히 아재티 내지 말고 먹는 척이라도 해야 한단다.... 

늘 마시던 캐모마일 티가 6천 원이 넘었지만 그래서 이해하기로 했다. 하긴 이집의 인테리어와 분위기 창출의 테크닉은 정말 인정하겠다. 창원까지 와서 이런 분위기에 빠지면 안 되지만 어쩔 수 없다. 이런 대규모의 균형잡힌 공장형 카페를 이전엔 가본 적이 없다. 먹고 있는 내내 손님들은 꾸역 꾸역 많이도 들어 왔다. 자리도 손님들 끼리 알아서 정리하고 자기가 낄 자리가 아니면 물러나는 분위기라 우린 많은 돈을 지불했지만 눈치 보기 싫어 사온 빵들과 차를 천천히 먹었다. 만일 내가 돈이 엄청 많다면 이런 분위기의 카페를 포천에서도 한 번 시도해 보고 싶다. 아마 여기처럼 사람들이 소문의 소문을 듣고 많이 올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