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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지역의 맛집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만두집, 포천시 소흘읍 동이만두

by jeff's spot story 2024. 2. 12.

유명한 집이라고 여러 언론에서 취재를 한 적도 있는 이집은 휴일에는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곳이다. 예전에 갔을 때 처음 문을 열었을 때와는 조금 다른 맛이 느껴져 조금 아쉬웠던 기억이 있다. 오늘은 우리처럼 집안 어른들을 모시고 이곳으로 정말 다들 원정 오듯 그렇게 왔는지 정말 대단하다 할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도 30여 분을 기다려 겨우 입장이 허락되었다. 도대체 얼마나 맛이 좋기에 이다지 사람들이 몰리는 것인지 궁금하기도 했다. 엄청 넓은 홀이지만 역시나 테이블을 가득 메운 손님들이 마치 집안 잔치하는 하객들처럼 웅성거리며 음식을 먹고 있었다. 우리는 10명이나 되는 대 식구였기 때문에 어떻게 먹을 것인지 작전을 잘 짜야 했는데 함께 간 제수씨가 양이 많기 때문에 만두 전골 중 사이즈 두 개와 도토리묵, 그리고 파전을 주문하면 딱 맞을 것이라 했다. 


그래서 메뉴판을 자세히 보니 그다지 가격이 비싼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양도 많고 맛도 좋은데 가격까지 싸다면 왜 이집에 사람이 몰리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만두전골은 미리 끓여 나오는 것이 아니라 마치 샤브 샤브 집에서처럼 손님 테이블에서 어느 정도 조리르 해서 먹는 방식이었다. 얇고 넓게 썬 고기와 여러 버섯들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었고, 큼직한 만두와 가래떡도 자리를 잡고 있었다. 만두가 그렇게 많은 것 같지 않았지만 워낙 하나의 크기가 커서 막상 먹어보니 왜 중 사이즈만 주문해도 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렇게 어느 정도 시간이 갈 무렵 먼저 먹을 수 있도록 도토리 묵이 나왔다. 분명 묵은 이집에서 직접 만든 것 같았다. 시중에 있는 묵보다 훨씬 부드럽고 쌉쌀한 맛이 덜했다. 거기에 들기름 향이 과하다 할 정도로 코를 자극하는 전형적인 식당의 도토리 묵 무침이었다. 이것을 보니 막걸리 한 잔 생각이 간절했다. 시원한 물김치와 함께 먼저 익은 버섯과 야채들을 건져 고추냉이 간장에 찍어 먹으니 뭐라 할 것 없이 딱 버섯 샤브의 맛이었다. 거기에 내가 좋아하는 미나리를 듬뿍 가져다 함께 먹으니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이랄까 아무튼 그런 좋은 느낌이 팍팍 들었다. 


평소엔 잘 먹지 않는 고기도 몇 점 건져 먹었는데 아무래도 고기의 질이 좋다고 하긴 좀 아쉬운 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었다. 그래도 이렇게 국물에서 건져 먹는 고기의 맛은 푹 배인 양념과 국물의 조화가 아닌가 싶다. 괜찮은 맛이었다. 나야 평소에도 버섯이나 야채를 좋아하니 이런 음식이 싫을리 없었다. 어느 정도 야채와 고기를 건져 먹었다 싶을 때 대망의 만두를 투하하면 되는 것이었다. 그렇게 다시 한 번 소끔 끓여 만두를 익히면 됐다. 그러는 사이 그렇게 아이들이 기다리던 파전이 나왔다. 파전이라기 보다는 거의 피자에 가까운 두께와 크기의 전이었다. 어찌나 두껍던지 경희파전의 그 모습이 연상되었다. 아 그러고보니 이것도 막걸리 안주네...


만두는 요즘 유행하는 달달하고 부드러운 맛이 아니라 조금은 투박하고 토속적인 맛이라 할까 아무튼 달지 않아 나는 맘에 들었다. 다만 요즘 입맛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너무 무덤덤한 싱거운 맛이라 고개를 저을지도 모르겠다. 너무 사람이 많았다는 점을 빼면 그런대로 우리 대 식구가 비교적 경제적인 가격에 점심을 잘 먹고 나오기는 했다. 사람들이 마치 피난이라도 가듯 이곳으로 몰려 올 정도로 대단한 만두의 맛이다 하긴 좀 아쉬운 점이 없지 않지만 내 입에는 과거 어머니가 집에서 해 주시던 맛처럼 익숙하고 입에 맞는 좋은 만두였다고 평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