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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최강의 가성비와 집에서 먹는 것처럼 맛깔나는 한 끼, 포천시 포천동 무지개 한식부페

by jeff's spot story 2024. 6. 6.

흔히 부페라고 하면 값이 비싸고 평소에 먹지 못하던 음식들을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고급 부페가 떠오른다. 결혼식이나 기념식 같은 특별한 날에 먹는 경우가 많아 더 그런 것 같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한식부페라는 부페의 또 다른 버전이 우리 주변에 많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한식부페라고 하지만 백반집과 비슷한 개념의 식당이다. 가격은 대부분 무척 저렴하다. 오늘 가본 이집도 일인당 8,000원이다. 정말 최강의 가성비라 할 수 있다. 요즘 이렇게 한식부페를 찾아다니는 재미에 빠져 있는데 그동안 가본 집들과 달리 또 다른 매력이 있는 집이다. 

 

포천동 시내에 있는 무지개 한식부페라는 곳이다. 과거 감리교회 자리 바로 옆에 있다. 아는 분을 통해 여기 음식이 맛나다는 말을 듣고 찾아간 길이었다. 한식부페의 모습은 대부분 비슷하다. 나물과 밑반찬들이 많이 있고, 그날의 특별메뉴에 해당하는 찌개나 국이 있다. 거기에 고기 반찬과 전 같은 손이 많이 가는 음식들도 있다. 마치 배식을 받는 훈련병들처럼 한 줄로 서서 자신의 식판에 반찬과 밥을 알아서 담는 방식이다. 부페는 맞지만 두 번 이상 음식을 먹으러 가는 경우는 별로 없다. 그냥 한 번 퍼 온 음식이 그날의 한 끼 식사가 되는 것이다. 

 

원래 식당을 하던 곳은 아니었던 것 같은 실내의 모습이었다. 다소 어수선한 느낌도 있지만 정갈한 반찬들이 정말 많았다. 특히 눈에 띈 것은 번데기 볶음이었다. 술안주로나 먹던 번데기가 반찬으로 나오다니 이것도 참 신기한 일이다. 개인적으로 총각김치를 좋아하기 때문에 짠 줄 알면서도 많이 담았다. 전체적으로 반찬 구성이 집밥 같이 자연스럽고 맛깔스런 것들이었다. 이날의 특별 국물은 오이냉국이었다. 요즘처럼 더운 날에 정말 잘 어울리는 한 그릇의 국이라 하겠다. 페이스 조절을 하지 못하면 분명 과식으로 연결되거나 음식을 남기게 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는 곳이다. 

 

거기에 생선으로 튀기다시피 구운 가자미도 있었다. 그렇게 좋아하는 호박전도 보여 담았다. 결국 이런식으로 과식을 하게 되는 것이다. 반찬들이 너무 간이 세지도 않으면서 입에 착착 붙는 것이 정말 맛집이 맞았다. 요리도 재질과 재능으로 하는 것이라면 이집 주인장은 분명 대표급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 하겠다. 돼지고기가 듬뿍 들어간 김치찌개는 평소에 너무나 즐겨 먹는 음식이다. 개인적으로 손님상 위에서 즉석떡볶이처럼 끓여 먹는 김치찌개보다 이렇게 오랜 시간 진득하게 끓여낸 김치찌개를 더 좋아한다. 김치의 맛이 온전히 국물에 온통 배어 있는 정말 진국인 것이다. 

 

그렇지만 이날의 가장 압권은 역시 오이냉국이었다. 시원하면서 조금 시면서 달달한 것이 더위를 막아 주는 영양제 같은 고마운 음식이었다. 밥을 말아 먹고 싶었지만 그렇다면 정말 일어나지도 못할 것 같아 참았다. 오랫만에 제대로 익은 총각김치와 파김치도 먹었다. 라면이 있다면 꼭 먹고 싶어지는 맛이었다. 전체적으로 집밥 같이 자연스럽고 맛나지만 프로의 솜씨가 엿보이는 요리같은 밥이었다. 이런 음식을 먹고 단돈 8,000원만 낸다는 것이 미안해질 지경이었다. 과연 이렇게 팔고도 남는다는 말인가? 그럼 훨씬 비싸게 받으며 맛도 별로인 다른 식당들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