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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소고기 육회를 이렇게 가볍게 담백하게 부담없이 먹다니, 포천시 포천동 육쾌한 육회

by jeff's spot story 2024. 6. 2.

포천동 일대는 시가지 전체가 식당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래 된 식당도 많고, 새로 생긴 유행타는 식당도 많다. 이날은 배부르지 않은 안주를 찾다가 이집을 발견했다. 포천동 사무소 근처에 새로 생긴 육회 집이었다. 원래도 이 자리는 주점인가가 있었다. 오래된 건물의 느낌이 물씬 나는 레토르 감성의 술집이라 하겠다. 하지만 육회라는 음식이 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 하기엔 뭔가 무게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새로 생긴 집답게 들어가 앉으니 깔끔하고 산뜻한 실내 인테리어가 한눈에 들어 왔다. 

 

배부르지 않을 가벼운 육회를 먹자며 들어 온 길이니 육회와 사시미를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스페셜을 주문했다. 한 접시에 35,000원 이란다. 가성비는 일단 괜찮다. 수입소겠지만 그래도 소고기 육회를 이 가격에 먹을 수 있다면 만족스러운 오퍼이다. 나중에 오면 스지전골을 먹으리라 생각했다. 소심술이라 불리는 스지는 일본 사람들이 정말 좋아하는 아이템이다. 그것을 전골을 만들면 무척 진한 소고기 특유의 맛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의외로 육회 말고도 먹을 만한 것들이 제법 있었다. 피자도 있고, 치킨 가라아게라는 닭강정도 있다. 제일 특이한 것은 통오징어 국물떡볶이라는 것이다. 떡볶이를 안주로...

 

육회나 사시미는 일단 뻘건 비주얼로 사람을 한 번 사로 잡는다. 그리고 진한 육향을 맡으며 기름장 같은 곳에 찍어 먹을 때 야생의 소 맛을 보면서 다시 한 번 만족감이 밀려 온다. 와시비를 찍어 먹거나 간장에 먹기도 하고 예전에 처음 육회를 먹었을 때는 달달한 설탕같은 것을 뿌려 계란 노른자에 찍어 먹기도 했다. 일단 별다른 양념을 하지 않아도 소고기 육회는 달달한 맛이 난다. 아마도 신선한 소고기에서 나타나는 특징일 것이다. 보기엔 이래도 양이 상당히 많은 편이었다. 이렇게 고급스런 안주로 술 한 잔 한다면 호사 중에 호사가 아닐까 한다. 

 

육회와 배는 찰떡궁합이다. 달달하고 시원한 배와 다소 묵직한 바디감이 있는 육회는 의외로 잘 어울리는 아이템들이다. 이런 조합이 주는 안정적인 담백함과 진한 맛은 안주계의 황제라는 말을 들을 만한 존재감이다. 이날 전작이 있어 다소 취기가 있긴 했지만 아무튼 오랫만에 제대로 된 육회의 식감을 즐길 수 있었다. 이 정도의 가성비라면 자주 올 것 같은 맛과 구성이다. 생각해 보면 포천동은 이렇게 여기 저기 찾아 다니며 먹을 수 있는 맛집과 술집이 정말 즐비하다. 구도심이 주는 안정적인 정서적 놀이터라 하겠다. 언제나 다 다녀볼 수 있을까? 즐거운 고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