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만큼이나 맛난 막국수 집이 많은 곳이 이웃 가평이다. 가평은 펜션들이 워낙 많다보니 현리 부근으로는 관광지처럼 크게 막국수를 먹을 수 있는 식당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하지만 그곳에 몇 번 가면서 느낀 것은 뭔가 외지인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는 관광지 식당 같다는 느낌이었다. 웬지 가평 현지인들이 주로 갈법한 그런 로컬 맛집의 기분은 들지 않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엔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현리 부근이 아닌 가평 군청이 있는 가평읍에서 맛집을 찾기로 했고, 그러다 발견한 집이 바로 오늘 가본 이집이다. 이집의 이름은 '두메 막국수'이다. 현지인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집이라 했다.





영업시간이 낮 11시부터 2시반밖에 안 되는 불과 3시간 반이라는 짧은 시간에만 만날 수 있는 귀한 막국수 되겠다. 이렇게 영업시간이 짧다보니 웨이팅은 기본이고, 휴일에는 주차할 공간이 없어 주변이 북새통을 이룬다는 글이 많았다. 우리는 평일 1시 반쯤 방문해서 그런 번거로움은 없었지만 점심시간이 지났음에도 식당 안에는 제법 손님들이 많았다. 과연 현지 맛집이 맞는가 보다. 이렇게 짧은 영업시간을 가진 식당은 좀처럼 보기 어려운 법인데 과연 어떤 맛이 있길래 그렇게 만나기 어려운 집일까? 백문이 불여일견 아닌가 일단 가서 맛을 보는 것이 답을 찾는 제일 좋은 방법일 것이다.





주문한 막국수 두 그릇이 나왔는데 여기도 비빔이나 물이나 이런 구분이 없다. 역시 제대로 된 맛집 막국수는 그런 구분을 하지 않는다. 양념은 이미 넣어서 나오고, 육수를 많이 부으면 물이 되는 방식이다. 이집이 가진 다른집과의 큰 차별점이 셋이 있다. 첫째는 면이 엄청 굵다는 것이다. 과장 조금 보태서 우동처럼 굵은 면발을 자랑하는 곳이다. 이런 면발이 익숙치 않은 사람들은 조금 놀랄 수도 있겠다. 그리고 수육을 마치 따로 주문한 것처럼 아주 크게 썰어 세점이나 고명으로 넣어 준다는 점이다. 정말 수육만 먹다 배 부를 정도로 엄청난 양이다. 그리고 육수가 간장과 고기국물의 묘한 조화를 이루는 전엔 어디서도 먹어 본적이 없는 특이한 맛이라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모든 막국수는 물 막국수처럼 육수를 작작하게 부어 먹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여기서도 그렇게 먹었는데 이런 굵은 면의 식감과 특이한 간장 베이스 육수의 조화는 정말 색다른 것이었다. 김치도 김장김치를 내어 주는데 춘천의 새술막 막국수 집처럼 여기도 김치 자체가 엄청 시원하고, 담백하면서 깊은 발효의 맛이 나는 강원도 방식이었다. 경기도 가평인데도 마치 양양에서 먹는 김치 같다고 하면 이해가 될까? 수육 고기를 따로 주문할 필요가 없을 정도의 두툼한 고기의 양도 장난이 아니다. 그런데 가격은 한 그릇에 10,000원이다. 이러면 사람들이 여길 찾아 올 수밖에 없다.




우리는 말 그대로 정신없이 흡입하듯 그렇게 먹었다. 너무 맛이 좋았고, 특이했고, 푸짐했다. 이런 맛을 보기 위해 포천에서 한 시간이나 운전을 하고 온 것이다. 바로 옆 동네라고는 하지만 가평은 참 먼곳이다. 그래도 이런 내공있는 맛집을 오게 되었으니 그런 보람은 충분히 있다. 영업시간이 워낙 짧다보니 다시 오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좀 한가해지는 가을녁에는 몇 번이고 다시 오고 싶은 곳이다. 이런 식감은 전국 어디에도 없지 않을까 싶다. 참 만족스러운 한 그릇이었다. 역시 세상은 넓고 우리가 가야 할 막국수 집은 아직도 많이 있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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