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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마무리, 퇴근하여 맘맞는 사람과 함께 가기 좋은 곳, 의정부시 금오동 철길 부산집

맛있고 행복한 곳...

by jeff's spot story 2025. 9. 6.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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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시 금오동은 먹자골목이 집약적으로 한 곳에 모여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 때 이곳은 의정부에서 가장 핫한 장소였다. 적어도 민락동이나 양주의 옥정이 생기기 전까지는 말이다. 지금은 과거의 유명세에는 못미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래도 아직도 많은 점포들이 있다. 조금 일찍 하루를 마무리하는 의미에서 이곳에서 저녁 겸 한 잔을 하기로 했다. 제일 좋아하는 아이템이 뭐냐고 묻는다면 단연 일식이라고 말한다. 꼭 일본풍의 음식을 좋아해서라기 보다는 적당한 양과 다채로운 구성,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면에서 그렇다고 할 수 있겠다. 

 

부산집이라는 상호는 처음 보았는데 이것도 체인점 인 것 같았다. 완전 정통 일식은 아니고 퓨전스타일의 일식집이다. 어묵을 위주로 파는 것 같았다. 하긴 부산하면 어묵이 맞지... 우리는 해운대세트와 그렇게나 좋아하는 스지를 주문했다. 결국 어묵을 메인으로 이런 저런 구성이 되어 있는 안주세트다. 가게 안은 크지 않지만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져 있었다. 테이블 가운데는 어묵을 데울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고, 조금씩 데우면서 먹을 수 있다. 어묵 전문점 답다. 술도 그냥 소주가 아니라 좀 비싼 프리미엄 급 소주 화요로 주문했다. 이렇게 주문하면 양주처럼 토닉워터를 준다. 그러면 하이볼을 만들어 먹는 것이다. 

 

 

하이볼을 만든 뒤에 신선한 레몬을 뿌리면 완성이다. 그맛이 참 좋았다. 돈의 힘이란 대단한 것이다. 같은 술이라도 이렇게 몸값이 나가는 아이템으로 먹으니 맛도 다르고 기분도 달랐다. 이런 정도의 향긋한 술이라면 사실 별다른 안주도 필요없기는 하다. 얼음이 들어간 하이볼은 마치 음료수 같지만 점점 취기가 오르는 것이 부드러운 옷을 입는 것처럼 몸에 착 붙어온다. 입에 달다고 너무 빠르게 많이 마시면 온전한 정신으로 집에가는 것이 어려워진다. 적당히 천천히 마셔야 한다. 오뎅 국물을 조금씩 먹으면서 마시는 하이볼의 맛은 정통 일본의 주점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드디어 오늘의 안주인 어묵세트와 스지가 나왔다. 스지는 결국 힘줄, 즉 소의 인대인데 왜 이렇게 부드럽고, 맛이 고소한지 모르겠다. 저렇게 작은 양이 2만원 정도나 하니 참 비싼 안주이긴 하다. 그래도 맛이 좋아 일식풍 주점에 오면 늘 주문하는 편이다. 아무튼 이번 저녁은 이래 저래 입이 호강하는 날이다. 어묵도 고급스런 맛이었다. 밀가루가 많이 들어간 저가형 어묵과는 분명히 다른 맛이다. 부산의 정통 어묵의 맛이겠지? 어묵과 소주는 잘 안 어울리는 아이템 같지만 달달하고 뜨끈한 국물에 먹는다는 점에서 소주와 찌개안주같은 느낌이다. 그런대로 잘 어울리는 것 같다. 

 

화요 한 병이 더 주문되고 마지막 안주로 오징어 물회를 주문했다. 별 것 아닌 것 같은데 물회도 제대로 만드는 곳에 가면 중독된 사람처럼 마구 먹게 된다. 달달하고 시원하면서 물회 특유의 신선한 맛이 일품이다. 안주로도 좋지만 TV프로그램에서처럼 찬밥을 말아 마시듯 먹는 맛도 남다른 것이다. 우린 거의 3시간이나 이곳에 있었다. 무슨 얘기들을 그렇게 했을까? 이런 시간도 나중에는 참 생각이 많이 나겠지? 추억을 만든다는 점에서는 장소가 어디였는지 보다 누구랑 있었는지가 더 중요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편하고 맛난 장소 역시 추억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중요한 요소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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