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동 구시가지에는 아기 자기하게 식당도 많고, 술집도 많다. 이날 우연히 이집을 발견했다. 아주 유명한 순대국집인 미성식당 건너편에 있는 분식집이다. 이름은 '김밥이야기' 이다. 예전엔 다른 식당이 있었던 자리 같은데 이젠 우리가 그렇게나 좋아하는 김밥집이 생긴 것이다. 김밥은 아침이고, 낮이고 언제나 먹고 싶은 국민 음식이다. 바쁜 사람들은 김밥을 테이크 아웃하여 차 안에서 먹곤하고, 집에 있는 아이들의 간단한 먹을거리로도 인기가 높다. 행사가 있는 날은 몇 십 개씩 주문하여 배식하여 먹곤 하는 행사용 음식이기도 하다.
김밥이야기의 실내는 작은 편이다. 테이블이 서 너 개밖에 없다. 하지만 그래서 더 정겹고, 편안하다. 맘씨 좋은 주인장의 밝은 미소가 있어 더욱 그렇다. 우리는 이집의 특징이라는 땡초김밥과 시그니쳐인 김밥, 그리고 냄비 우동을 주문했다. 냄비 우동이라는 말도 오랫만에 듣는 것이다. 가락 우동이라고도 불리는 분식계의 대표 주자격인 면 음식인데 어릴적에도 여행을 가거나 나들이를 갈 때 자주 먹곤 했다. 굵은 면발이 정겹고, 담백하지만 깊은 맛의 국물은 가슴까지 적셔준다. 이집은 김밥을 그 때 그 때 말아주는데 그래서 조금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하다. 대신 훨씬 맛이 좋다.
말 그대로 땡초김밥은 엄청 매운 맛이 나야 하는데 한 개 먹어 봤더니....엥? 그렇게 맵지 않은데~ 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그런 부분이었고 뒤로는 정말 눈물이 나올 정도로 매웠다. 이렇게나 맵다니 땡초 맞네 맞아! 시그니쳐 원조김밥은 일반적인 맛이었다. 그런데 분명 바로 말아 주어 그런지 깊은 맛이 났다. 최근에 먹어본 김밥 중에 가장 맛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왜 진작 이집을 몰랐지? 마땅한 김밥집이 별로 없다고 생각했던 어두운 과거를 일거에 지워버리는 날이었다. 두툼한 김밥이 3,000원이면 가격도 너무 착하다. 정말 신나는 곳이다.
땡초 김밥의 속 중에 과연 무엇이 이렇게 눈물 날 정도의 매움을 던지는 것인지 살펴 보았다. 그런 모습이 재미있었던지 주인장께서 와서 파랗게 말려 있는 야채가 바로 그 땡초 맛의 비밀부위라 말해 주었다. 그래도 땡초 고추의 정말 매운 부분인 씨는 빼고 소스와 함께 만든 것이란다. 씨를 뺐는데도 이렇게나 맵다니 맵질이가 맞긴 맞나 보다. 밥이 넉넉하게 들어 있어 망정이지 아니라면 정말 눈물 콧물 다 쏟을 뻔 했다. 요즘 김밥들은 개성도 강하고, 아이템도 다양해져 먹는 사람이 다채롭게 즐길 수 있다. 이런 저런 다른 종류의 김밥을 주문하여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분명 조리가 된 우동면을 끓여 주는 것일텐데 이상할 정도로 국물이 시원하고, 담백하면서 깊은 맛이 났다. 뭐지 이 감동은~ 직접 만들었다는 호박전도 조금 내어주고 인심도 참 후한 곳이다. 우동국물에 김밥 빠트려 먹는 맛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김밥은 어떻게 먹어도 좋지만 역시 라면이나 우동 국물을 함께 먹을 때가 제일 맛나지 않나 싶다. 어릴 때 소풍이나 가야 겨우 맛볼 수 있었던 김밥을 이렇게 아무 때나 먹을 수 있게 되어 참 좋은 것 같다. 어른이 좋은 점은 이렇게 먹고 싶은 것을 먹고 싶은 만큼 먹을 수 있다는 것이리라... 참 맛난 한 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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