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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하게 사는 이야기

흔히 보기 힘든 주상절리 협곡의 비경이 이곳에 있다. 포천시 구라이골 협곡

by jeff's spot story 2024. 6. 2.

이곳은 어디일까? 깊은 벼랑에 뭔가 모를 신비감이 감도는 협곡은 영북면의 비둘기낭과 비슷하다. 뭔가 음산한 기운도 돌고, 보는 이로 하여금 왠지 모를 두려움 같은 것이 생기게 한다. 자연의 신비라는 수식어가 무색해지는 곳이다. 여기는 창수면 운산리의 구라이골이다. 비둘기낭도 그랬지만 여기도 처음엔 그냥 동네 사람들이 마실 다니는 익숙한 어귀였다. 바로 옆에 유유히 흐르는 한탄강을 보면 여기도 그 옛날 천지개벽하듯 하늘이 무너지던 그 때 백두산과 함께 생겼을 곳이다. 내륙지방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주상절리라는 협곡은 포천이 그 옛날 한반도 지각변동의 중심에 있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지질학적 증거다.

 

하지만 여긴 오기가 쉽지 않다. 비둘기낭도 예전엔 그랬지만 구라이골도 근처에 그럴싸한 도로가 없어 새로 만들어야 한다. 물론 구라이골 하나 보자고 수억의 돈을 들여 도로와 주차장을 만든다면 그것도 낭비일 것이다. 하지만 여길 와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구라이골은 그저 평범한 협곡이 아니다. 한탄강의 비경 중 한 자락이고, 인근에 새로 만든 캠핑장이나 출렁다리가 있다. 의아한 것은 출렁다리는 벌써 2년 전에 만들어졌는데 접근하는 도로나 주차장은 이제 막 공사가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아마도 예산이나 행정적인 뭔가가 있었을 것이다.

 

어쨌든 이제 올 해 말이면 구라이골의 이 아름다운 비경을 한참 걷지 않고도 가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구라이골을 옆으로 두고 새로 만든 현수교, 나름 출렁다리를 걸어 본다. 이 다리도 지금처럼 사람들이 건널 수 있게 개통 된지 얼마 되지 않았다. 112억이라는 많은 예산이 들어간 다리다. 길이나 생긴 모양이 비둘기낭의 하늘다리와 아주 비슷하다. 형제지간 같다. 아직 정식으로 준공식을 한 다리가 아니기 때문에 이름이 그냥 도보현수교라 되어있다. 하지만 이런 멋진 다리라면 그럴싸한 이름 하나 정도는 붙여주는 것이 예의일 것이다.

 

구라이골 캠핑장에서 구라이골과 출렁다리까지 가 보고 오려면 한 시간 반은 걸린다. 가는 길옆에는 주차장 조성공사가 한창이고, 다리를 넘어가면 공사가 끝났지만 운영을 하지 않는 자동차경주장이 보인다. 주차장 공사장 옆으로는 파크골프장 공사도 하고 있다. 이래 저래 운산리 일대는 포천의 관광 명소가 될 것 같다. 과거 한탄강 댐이 생기기 전에는 이 근처에서 천렵하고 야영하고 그랬던 한적한 시골이었다는 기억이 있지만, 이젠 국민 관광지로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다. 그곳이 바로 여기 구라이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