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이 새롭게 힘을 얻는 계절이라는 봄이 점점 짧아지는 느낌이다. 대신 여름과 겨울, 특히 겨울이 무척 길다는 생각이 든다. 올 해만 해도 그랬다. 4월 초까지도 영하의 날씨가 되네 마네 하면서 사람들을 꽤나 진득하게 괴롭혔다. 하지만 짧다는 봄도 기어이 오는 법! 싱그러운 봄기운이 여기 저기 가득하다. 벌써 한 낮엔 30도 가까이 오르며 초여름 날씨가 성큼 다가왔다.
사람은 잘 모르지만 식물들은 이런 시절의 변화를 아주 직접적으로 받는다. 그리고 그런 변화의 모습을 자신의 몸으로 보여준다. 파랗고, 힘차게 새순이 돋아 나오는 모습을 통해 사람들은 잠시 내가 지금 어디쯤 와 있나 싶은 자각을 하게 되기도 한다. 요즘 어느 산을 가나 이런 새 기운을 느낄 수 있지만 특히 아름답고, 싱그러운 기운을 간직한 곳이 있다. 바로 군내면의 청성공원이다. 청성공원은 포천에서는 거의 유일한 시민들의 안식처 공원이다.
시내에서 좀 멀다는 것이 단점이지만 차를 몰고 오거나 걸어서 이곳을 찾는 시민들은 꽤 많다. 공원 한쪽에는 약수터가 있어 예전 같지는 않지만 물병을 들고 오는 사람도 자주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저 물병을 든 대열에 끼기도 했다. 청성원공원의 대표격인 시설은 아무래도 현충탑이다. 포천동의 성당 옆에 있던 이 탑이 이리로 옮겨 온 것도 꽤나 되었다.
청성공원을 자주 찾지 않던 사람들은 이곳에 제법 많은 꽃들이 심어져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 보기 좋은 꽃은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들꽃은 아니다. 꽃이 주는 봄의 느낌은 풋풋한 새순의 느낌과는 사뭇 다르다. 아름답고, 화려하고, 너무 빨리 짐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답지만, ‘화무십일홍’이라 했던가... 그 아름다움은 너무 빨리 사라진다. 그래서 지금이 아니면 청성공원의 싱그러운 아름다움을 만끽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곳 주차장에는 작은 푸드트럭도 하나 있다. 간단한 마실거리와 간식거리도 있다. 지역자활센터에서 운영하는 것이다. 시민대종을 만나러 간단한 산행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힘을 좀 더 내면 반월산성까지 오를 수도 있다. 청성공원에서 반월산성은 보통 사람 걸음으로 약 30분 정도 걸린다. 하지만 막상 오르면 탁 트인 시야에 다시 한 번 감탄하게 된다. 이 봄, 청성공원이 주는 싱그럽고, 힘찬 아름다움에 빠져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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