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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오래된 중국집이라는 차이나 타운의 전설 중국집을 가다. 인천시 차이나 타운 공화춘

맛있고 행복한 곳...

by jeff's spot story 2025. 8. 17.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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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차이나 타운에는 가장 먼저 짜장면을 만들어 팔았다는 전설적인 노포 '공화춘'이 있다. 방송에도 여러번 나왔고, 문화유산이라는 극찬까지 받은 바 있는 식당이자 문화재 같은 집이다. 중국음식이면서도 너무나 한국적인 짜장면이라는 음식은 공화춘을 비롯한 인천의 차이나 타운 근방에서 시작되었다고 들었다. 부두 노동자들의 허기진 배를 달래주었던 값싸고, 배부르면서, 편리하고, 맛났던 이 음식이 대한민국 전역으로 퍼져 나가게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나이가 좀 있는 사람들은 어릴적 집안 행사나 학교 졸업식 같은 특별한 날 먹었던 짜장면의 달달한 맛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동안 차이나 타운을 자주 왔었지만 이상하게도 공화춘을 올 기회는 없었다. 사람이 많아서 일수도 있고, 다른 곳을 가보고 싶은 마음 때문일 수도 있다. 아무튼 이번에 처음으로 전설적인 식당을 찾게 되었다. 공화춘은 차이나 타운 거의 한 가운데 있다. 이날은 다른날과 달리 차를 몰고 올라갔다. 그런데 중간에 트럭 한 대가 꼼짝도 않고 서 있는 바람에 돌아 돌아 어렵게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날은 덥고, 차이나 차운은 온통 언덕배기라 그냥 걷기엔 여간 힘든 코스가 아니다. 어쨌든 우린 그렇게 공화춘에 와서 간단하게 식사메뉴만 주문하기로 했다. 

 

그렇게 주문한 것이 짬뽕과 쟁반짜장과 유니짜장이었다. 유니짜장이라는 메뉴는 요즘 어지간한 중국집에서는 보기 드문 음식이다. 예전에 이런 메뉴도 흔히 보였던 것 같은에 요즘에 찾기 힘들다. 왜 그럴까? 만들기 힘든 것일까? 이유는 잘 모르지만 흔히 볼 수 없는 음식인지라 보통 때 같으면 간짜장을 주문했을텐데 유니짜장을 주문했다. 공화춘은 실내 홀이 이상할 정도로 작은 방 여러개로 나뉘어 있다. 경력이 좀 종업원이 아니라면 어디에 어떤 방이 있는지 구분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다. 아마도 오래된 건물을 자꾸 증축하다 보니 이런 결과가 나오게 되었나 보다. 

 

그런데 막상 음식이 나오고 보니 우리가 흔히 먹었던 동네 메뉴와는 사뭇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쟁반짜장은 그냥 짜장보다 더 크고, 더 달고, 뭔가 내용물이 더 들어가면서 비싼 메뉴인데 여기는 가격도 같고, 양도 비슷하고, 내용물도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다만 유니짜장과 비교하면 더 달고, 기름지고, 윅으로 볶은 향이 덜 난다는 것이다. 글쎄 이런 것을 뭐라고 표현할까... 유니짜장보다 맛이 덜하다는 것이다. 쟁반짜장이 더 고급진줄 알고 주문한다면 분명 실망할 수 있다. 반면 유니짜장은 일반적인 짜장면에 더 가까웠다. 유니라는 말이 재료를 아주 잘게 썰어서 내놓은 뜻이라 알고 있는데 그렇게 작게 자른 편도 아니었다. 그러니까 그냥 간짜장이라 보면 더 말이 될 것 같다. 

 

예상과 다른 결과에 우리는 좀 실망했다. 100년 전통의 중국집에서 먹는 정통의 맛을 한껏 기대했는데 큰 차이를 못 느꼈기 때문이다. 여기서 일반적인 중국집과 가장 흡사한 것은 짬뽕이었다. 구수한 옛날 스타일의 맛인데 그렇다고 동네 중국집보다 맛이 월등하다는 뜻은 아니다. 쟁반짜장을 시킨 사람은 남길 판이었고, 유니짜장을 서로 먹겠다고 하는 형국이었다. 짬뽕은 그냥 노멀했기 때문에 인기가 별로 없었다. 글쎄 잘 모르겠네... 과연 이것이 정통의 맛이고, 역사적인 맛일까? 암튼 우리는 한껏 부풀었던 처음과 달리 나갈 때는 그냥 실망스러운 모습이었다. 

 

어쨌든 대한민국에 검은색의 이색적인 음식을 처음 전파한 곳이 여기라니 그 공은 작지 않다고 해야겠다. 원래 원조라는 곳이 크게 다른 것이 없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요즘엔 중국집도 김밥천국처럼 냉동식품 데워 팔 듯 포장지만 뜯어 내놓은 곳도 있다던데 그런 것에 비하면 여긴 아직도 그 전통 그대로 역사의 명백을 이어가는 곳이라 하겠다. 짜장면은 누구에겐 추억이고, 기쁨이고, 행복이고, 아련한 과거에 대한 공감이다. 요즘 단 것을 줄여야 한다는 말들이 많지만 아직도 짜장면은 달달한 맛에 끌려 먹게 된다. 어쩌면 짜장면을 먹는다는 것은 역사를 먹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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