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하도 더워 어딜 가지는 못하지만 그렇다고 그냥 집에만 있기도 답답한 하루였다. 우리는 그리 멀지 않은 인천에 가서 차이나 타운의 짜장면도 먹고, 배를 타고 구읍뱃터로 넘어가 여유있게 차 한 잔 마시고자 했다. 평일 고속도로는 밀리지 않을 것 같았지만 역시나 인천가는 길은 가깝고도 멀다. 1시간 40분 쯤 걸려 겨우 차이나 타운에 도착에 점심을 먹고 바로 월미도 선착장으로 이동하여 배를 타고 구읍뱃터로 넘어갔다. 30분 정도 타는 이 배에서도 바람이 그렇게 시원하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이날은 엄청 더웠다. 그런데 시원한 음료를 먹기 위해 메가커피에 갔다가 처음보는 포스가 느껴지는 집을 발견했다.
이곳의 이름은 '자연도 소금빵'이었다. 앉아서 먹을 자리도 없는 작은 점포에서 공장처럼 연신 빵을 굽는 곳인데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라고 줄까지 쳐 놓았다. 이날은 평일 낮이라 그런지 줄을 설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빵을 사려는 사람이 많았다. 가게 밖으로는 소금빵을 강조하는 인테리어가 있고, 안에서는 몇 사람인지 몰라도 열심히 빵을 만들고 있었다. 하긴 밖에 있는 종업원만도 3~4명은 되는 것 같았다. 이런 작은 빵을 팔아 이 정도 인원의 인건비를 낸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놀라웠다. 도대체 얼마나 맛이 좋길래 이렇게 인기몰이를 한다는 말인가?
별 다른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한 봉지에 4개가 들어가는 소금빵을 12,000원에 사면 된다. 키오스크에도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그냥 카드를 꼽고 값을 지불하는 수단에 불과했다. 앞에서 빵을 사는 세 팀을 보내고 나서 드디어 내 차례가 되었다. 일단 맛을 봐야 더 살지 말지를 결정하니까 한 봉지만 샀다. 점심을 먹고 왔기 때문에 이 정도만 먹어도 더 먹을 생각은 들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바로 옆집인 메가커피에 들고 들어가 시원한 아이스 커피와 함께 먹는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비슷한 생각들을 했는지 메가커피에는 소금빵 봉지를 가지고 온 사람들이 제법 눈에 띄였다. 빵집과 커피집이 상생을 하는 셈이다.
보기엔 다소 너무 소박해보이는 소금빵을 먹어 보았다. 쫙 찢어지는 글루텐의 모습을 보니 맛이 좋을 것 같았다. 그런데 막상 먹어보니 이것은 정말 예전엔 먹어보지 못한 천상의 맛이었다. 아직 이 정도로 맛난 소금빵은 먹어 본 적이 없다. 일본에서 일하는 아들도 소금빵의 원조가 일본이지만 여기 소금빵이 일본보다 더 맛나다고 했다. 어이가 없을 정도로 맛이 좋아 커피를 마시지도 않고 순식간에 다 먹어 치웠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버터가 많이 들어가고 특별히 공수한 천일염의 맛이라는 문구가 무색하지 않은 순간이었다. 과연 명불허전이구나... 사람들이 줄을 서서 살만 하구나 싶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음료가 나오기도 전에 다 먹어버리면 애초의 계획에서 틀어지는 것 아닌가... 맛있는 소금빵을 시원한 음료와 함께 먹어야 제격인데 말이다. 하지만 우린 다들 수긍하는 분위기였다. 사실 작지 않은 소금빵이지만 먹다보면 속이 비다시피 하여 몇 입 먹지 않아도 순식간에 빵이 입안으로 사라진다. 음료를 마시고 자시고 할 겨를이 없는 것이다. 아무튼 우리는 결국 음료를 다 마시고 가는 길에 몇 봉지를 더 살 수밖에 없었다. 이러다 소금빵으로 배를 채우겠다. 구읍뱃터의 메가커피는 규모가 큰 편이다. 우리는 여길 몇 번이고 왔었다. 하지만 이날처럼 고마운 적은 없었다. 너무 시원하고, 맛나고, 소금빵을 맛보게 해주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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