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이집은 포천동 사무소 옆에 있었다고 했다. 지금은 일동면 시내가 가까운 기산리로 이전했다. 포천동에 있을 때도 몇 번 가본적이 있었다. 갑자기 없어졌다고만 생각했는데 예기치 않은 우연한 기회로 이곳을 다시 가게 된 것이다. 무척 반가웠다. 예전에 갔을 때도 맛있는 스테이크를 만드는 곳이라는 생각을 했었기 때문이다. 이날은 다소 먼 거리에 있지만 일부러 이집을 찾아가기로 했다. 우리는 미리 뭐가 맛있을지 검색을 하고 본인이 먹을 것을 어느 정도 선택한 상태였다. 파스타 집에 가서 한 가지 메뉴로 통일하여 주문하는 경우는 없지 않은가?
이집은 실내가 무척 독특한 구조로 되어 있다. 2~4인이 앉는 일반적인 테이블은 거의 없고 단체석 같은 넓직한 테이블들이 있다. 아마도 가족단위 손님이 많아서 이런 것 같다. 그래서 식당에 온 것이 아니라 아는 사람집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벽면에는 과하다 할 정도의 그림과 사진들이 걸려 있다. 이런 모습도 영화에서 본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서양식 인테리어라고 하면 감이 올까? 아무튼 특이하다. 우리는 미리 생각한대로 채끝 스테이크와 등심 스테이크 그리고 파스타 세 종류를 주문했다. 가장 저렴한 오일 파스타의 가격이 10,000원이다. 다른 집들의 가격을 생각하면 저렴한 편이다.
주인장 내외로 보이는 두 사람이 일하기 때문에 음식은 로봇이 가지고 왔다. 그런데 다른 식당에서는 보지 못했던 광경이었다. 로봇에서 음악이 흘러 나왔다. 동요 비슷한 것이었다고 기억하는데 실내가 아주 넓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손님들이 로봇과 부딪치는 것을 막기 위함인 것 같았다. 아무튼 재미있었다. 로봇이 날라다 준 스프를 먼저 먹었다. 이런 에피타이저는 경양식이 유행했던 과거부터 있었던 것 아니던가... 가장 먼저 채끝 스테이크와 등심 스테이크가 나왔다. 밥이 앙증맞게 조금 있고, 플레이팅이 제대로 된 스테이크가 접시에 담겨 있었다. 참 잘도 만들었다.
채끝 스테이크는 레어로 주문했다. 사실 고기가 신선하지 않으면 레어로 먹는다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만드는 사람도 레어가 쉽지 않다고 들었다. 불맛을 살짝 입히면서 고기의 신선함을 유지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조건들이 아주 잘 부합되는 스테이크가 나왔다. 그동안 이렇게까지 레어 스테이크를 잘 만드는 곳은 보지 못했던 것 같다. 아주 훌륭했다. 미디엄으로 익힌 등심스테이크도 씹히는 맛이 적당한 것이 좋은 식감과 고기의 맛이 살아 있었다. 생각보다 훨씬 좋았다. 오일파스타는 엄청 큰 접시에 담겨져 나왔다. 처음엔 파스타의 양이 적은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것이 아니었다. 접시가 큰 것이었다.
크림파스타와 샐러드도 나왔다. 버섯이 들어간 크림 파스타가 특히 맛이 좋았는데 어떻게 만든 것인지 몰라도 버섯 향이 엄청 강하게 났다. 원래 버섯은 향이 은은하게 나지 않던가? 어떻게 이렇게 진한 버섯의 풍미가 나오는지 신기했다. 파스타의 양이 결코 적은 것이 아니었다. 이 정도면 성인 남성도 든든하다 할 정도였다. 오일 파스타는 가격도 싸고 만드는 것도 힘들어 보이지 않지만 사실 조리하기 참 까다로운 음식이다. 오일로만 맛을 낸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거기에 적당한 풍미와 식감도 살아 있어야 한다. 즉, 면이 알단테로 제대로 삶아져야 한다. 그런 조건이 거의 맞았다. 맛이 좋다는 뜻이다.
맛이 좋아서 인지 배들이 고파서 였는지 우린 말도 없이 국수 말아 먹듯 그렇게 흡입하며 먹었다. 원래 이런 음식은 대화를 나누면서 천천히 한 두 시간 정도 즐기듯 먹어야 하는데 말이다. 30분 정도만에 우리의 만찬은 끝났다. 하긴 이것도 오래 걸린 셈이다. 한국인들의 식사 시간은 짧은 것으로 유명하지 않던가... 여운이 진하게 남을 만큼 아주 훌륭한 맛이었다. 들어 오는 진입로가 좀 거친 편이라 걱정스런 마음도 있었지만 아주 만족스런 식사였다. 만일 포천동에 계속 있었다면 더 자주 왔을텐데 말이다. 그것은 좀 아쉽다. 그래도 여길 아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을 보면 꽤나 알려진 맛집이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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