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고향이지만 우리도 너무나 자주 먹는 돈가스... 어쩌면 돼지고기를 가장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이 돈가스 일 수 있다. 비록 기름에 튀기기는 하지만 돼지고기 중에 기름이 적고 비계가 없어 단백질을 제대로 먹을 수 있다. 누구나 좋아하기 때문에 학생들 급식에 단골메뉴가 되기도 했다. 예전엔 경양식집이라 하여 돈가스도 제대로 된 양식처럼 격식을 갖춰 먹곤했다. 스프도 나오고, 빵도 나오고 그랬다. 칸막이 되어 있는 어두침침한 레스토랑이란 곳에서 그렇게 먹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이젠 기사식당의 메뉴라 할만큼 대중적이고 흔한 음식이다.
이날 우리가 간 집은 소흘읍 읍사무소 입구 근처에 있는 '오늘도 돈가스'라는 곳이다. 원래 이곳이 식당 자리이긴 했는데 돈가스 집으로 바뀐지 꽤나 된 곳이다. 가까이 가서 보니 벌써 5년이나 되었단다. 코로나 시기를 잘 넘기고 아직도 굳건하게 사업을 하고 있는 집이다. 밖에서 보기 보다는 식당 안에 손님들이 제법 있었다. 주로 일하다 온 것 같은 직장인 같아 보이는 손님들이 많았다. 이 부근에 직장이 많았던가? 아무튼 돈가스를 위주로 다른 메뉴들도 있는 집인데 일행 말로는 볶음밥도 아주 맛이 좋다고 했다. 우리는 시그니쳐 돈가스와 치즈왕창 돈가스와 볶음밥을 주문했다.
이집의 새우 볶음밥은 중국집의 그것과는 궤가 다른 음식이다. 웍에 놓고 볶는 것은 비슷한 방식이겠지만 맛이나 향은 많이 달랐다. 필라프에 더 가깝다고 말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기름은 적고, 풍미는 올려 놓은 서양식 볶음밥이라 하겠다. 시그니쳐 돈가스는 우리가 상상 할 수 있는 바로 그 돈가스였다. 커다란 돼지고기 등심을 넓게 펼쳐 빵가루를 입히고 튀긴 전형적인 돈가스이다. 거기에 볶음밥 약간과 빵 한 개가 나온다. 조금은 특이하면서 푸짐한 구성이라 하겠다. 돈가스가 아주 두꺼운 편은 아니지만 씹는 식감이 좋다고 느낄 만큼의 두께는 되었다.
볶음밥이 역시나 맛이 진하고 좋았다. 밖의 날씨가 더운데도 이렇게 따뜻한 볶음밥에 자꾸 숟가락이 갔다. 어찌보면 자극적일 수도 있을 그런 강한 양념의 맛이었다. 커다란 새우와 함께 볶인 밥은 고슬고슬하니 씹는 맛이 일품이었다. 고명으로 올라간 저 파란 채소가 뭔지 잘 모르겠다. 돈가스의 고기를 조금 먹다가 다시 볶음밥을 먹는 루틴이 아주 좋았다. 과거 경양식집에서 먹었던 돈가스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와 양, 맛의 돈가스와 볶음밥이라 하겠다. 하긴 예전에 경양식 집에서는 볶음밥이 아니라 주로 오므라이스라는 볶음밥을 먹긴 했다.
치즈 왕창 돈가스는 말 그대로 치즈가 너무 많이 나와서 밑에 깔린 돈가스가 보이지 않을 정도의 메뉴였다. 치즈가 비싸지 않던가? 어떻게 이렇게 많은 양의 치즈를 올려 놓았지? 의아한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은 양의 치즈가 덮혀 있었다. 치즈를 들춰 내고 먹는 돈가스의 매력이 쏠쏠했다. 치즈가 너무 많이 나와서인지 돈가스의 두께는 시그니쳐 돈가스보다 얇은 편이었다. 얇은 고기를 치즈에 싸 먹으라는 뜻인가 보다. 정말이지 치즈를 고기에 싸서 먹어도 될 정도의 엄청난 양이었다. 여기도 마찬가지로 약간의 볶음밥과 빵 한 개가 함께 나온다.
생각보다는 훨씬 맛의 개성이 강한 집이었다. 그러니까 코로나 시기를 넘어 지금까지 많은 손님들한테 사랑을 받고 있을 것이다. 돈가스도 정말 많은 버전이 있다. 이날 먹은 돈가스는 조금은 자극적이지만 달달하고 젊은 취향의 맛이라 하겠다. 정통의 맛이라기 보다는 달콤하고, 시원한 젊은 맛이라 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그렇지만 손님들은 대부분 아재들이다. 이것도 참 재미있는 대비라 하겠다. 양은 넉넉한 편이고, 식당도 깔끔하고, 서비스도 좋은 편이다. 그러면 점심 한 끼로 정말 된 것이다. 좋은 점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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