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진은 자주 갔던 동해안의 도시 중 하나다. 아주 익숙한 곳이라 할 수 있다. 주문진이 강릉에 속한 곳이지만 강릉의 주문진이란 느낌 보다는 그저 그 자체로 주문진이란 도시가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항구도시이지만 아주 번잡하거나 바닷가 특유의 정취가 강한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아예 없는 것도 아니다. 관광지 비슷한 분위기도 있고, 현재인들의 삶의 현장의 느낌도 강하다. 묘하게 자연스러우면서 내륙의 사람들에겐 바닷가의 낭만을 불러 일으키는 아주 좋은 동해안의 명소라 하겠다. 우리는 이날 현재인들이 주로 가는 식당이나 술집에서 뭔가를 먹기로 했다. 이번엔 바닷가 분위기보다 현지 사람들의 분위기에 더 빠지고 싶었다.




그래서 찾은 곳이 주문진 시내의 꼬치구이 전문점인 토닥이란 집이었다. 작은 규모의 선술집이고 주인장 1인이 운영하는 점포였다. 하지만 뭐랄까 처음 가 본 곳인데도 왠지 전문가의 느낌이 물씬하다고 해야 할까? 아무튼 그런 분위기에 끌려 여러 집들을 마다 하고 여기를 가게 되었다. 이번에 느낀 것인데 주문진 시내에는 이상할 정도로 돼지고기 식당이 많았다. 바닷가라 해산물이나 회를 위주로 먹을 것 같지만 여기도 현지 사람들 입맛엔 한국인 모두가 좋아하는대로 돼지고기가 더 익숙한 모양이다. 돼지갈비나 삼겹살은 물론이고, 특수부위를 파는 집들도 많았다.




어쨌든 우리는 꼬치구이 집에 왔으니 여기에서 승부를 봐야했다. A세트라는 것과 소주를 주문하고 잠시 앉아 기다리니 순서대로 음식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손님들이 적지 않은 편이었는데도 주인장의 손놀림이 빠르고 전문가 적인 것인지라 그리 오래 기다리지는 않았다. 꼬치구이는 먹는 것에 비해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어 항상 불만인데 여긴 어떻게 굽는지 몰라도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음식들이 나왔다. 감가를 으깨서 버무린 샐러드부터 일본식 분위기가 물씬 했는데 너무 바빠보여 묻지는 못했지만 분명 주인장은 일본에서 꼬치구이나 음식들을 배워 왔을지 모르겠다.




모든 꼬치구이들이 적당하고, 간간한 것이 아주 그만이었다. 일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특히 꼬치구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집을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자주 갈 수밖에 없을 듯 하다. 하긴 송우리에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꼬치구이 집이 있다. 야키토리 산이라고... 거기도 음식 나오는 시간이 좀 긴 편인데 여긴 정말 빨리 빨리 나왔다. 그리고 맛도 아주 좋았다. 소주가 절로 들어갔다. 좋은 안주에 먹으면 덜 취한다고 하지 않던가... 그래서인지 우린 정말 빠른 시간에 두 병을 비웠다. 안주가 조금 아쉬워 여기에만 있는 특이한 라면을 주문했다. 토마토 라면이라는 것이었는데 먹어보니 정말 독특했다.



걸쭉한 토마소 패이스트 소스가 국물에 녹아 든 스프 비슷한 식감의 라면이었다. 분명 토마토 향은 물씬 나는데 맛은 또 맵기도 하다. 이런 언발런스의 조화는 무엇이라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퓨전 같으면서 정통 같은 아무 오묘한 맛이었다. 물론 나쁜 것은 절대 아니다. 소주 안주로는 꼬치보다 오히려 라면이 더 좋은 것 같았다. 사실 꼬치구이로 저녁밥을 대체하기는 어렵다. 양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 특히 성인 남자들의 경우 더욱 그렇다. 하지만 여긴 남자 손님들이 많았다. 혼술하는 손님도 있었다. 뭐랄까 그냥 편하고, 맛있다. 가격이 아주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퇴근하고 들어가는 길에 혼자 유유자적 고독을 즐기면 한 잔하고 싶다면 최적의 장소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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