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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여행길의 나그네에게 안성맞춤인 가성비 좋은 식당, 괴산군 연풍면 연풍칼국수

맛있고 행복한 곳...

by jeff's spot story 2025. 11. 22.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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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지 우리는 고속도로 여행을 갈 때 밥 때가 되면 휴게소가 아니라 톨게이트를 빠져 나와 인근의 동네로 가는 습관이 생겼다. 가성비도 좋고, 제대로 된 밥도 먹을 수 있으며 처음 보는 동네를 둘러보는 재미도 있다. 이날도 부산으로 가는 길에 연풍 톨게이트를 빠져 나왔다. 중부내륙고속도로의 어딘가였다. 연풍이라는 동네는 이번에 처음 가보는 곳이다. 충북의 다른 지방도 그렇지만 여기도 아주 조용하고, 소박해 보이는 농촌이었다. 인구도 그리 많아 보이지 않았는데 여기에 톨게이트가 있다. 하긴 괴산면 자체가 4만명이 채 되지 않는 작은 곳이니 사람이 적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우리의 처음 의도는 칼국수를 먹는 것이었다. 하지만 막상 들어가보니 그냥 면만 파는 곳이 아니라 백반같은 밥도 파는 식당이었다. 그래서 계획을 변경하여 보리밥을 먹기로 했다. 농촌 인심이 분명히 좋을 것이고, 가격이 8천 원이라는 사실에 일단 모든 것이 좋아 보였다. 그렇게 조금 앉아 있노라니 먼저 밑반찬이 나왔다. 다섯 가지의 나물들이었는데 조촐하지만 맛은 제대로 나는 시골밥상의 반찬이었다. 이런 반찬을 보리밥에 넣고 비벼 먹는 방식인 것 같았다. 이렇게 소박하고, 조금은 투박한 밥상 정말 좋아한다. 한국 사람치고 안 좋아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반찬 그릇에 담겨 나온 나물을 모두 밥그릇에 때려 넣고, 고추장을 넣은 뒤 뚜껑만 열어봐도 고소한 냄새가 진동하는 참기름을 넉넉하게 두르고 비비기 시작했다. 비빔밥은 외국인들도 아주 좋아하는 한국 음식이라고 하지 않던가... 왠만한 집에 있는 오래된 반찬들도 고추장과 보리밥, 그리고 참기름만 있으면 이렇게 근사한 한 끼 식사로 변신하는 것이 바로 비빔밥이다. 굳이 전주에 가서 비싼 값을 내고 먹지 않아도 우리는 충분히 비빔밥의 매력을 즐길 수 있다. 시골 된장찌개가 함께 하는 잘 비벼진 비빔밥은 보고만 있어도 입안에 침이 고였다. 이것이 진정한 우리의 밥이다. 

 

비빔밥을 먹으면 항상 평소보다 과식을 하게 된다. 당연한 일이다. 모든 재료를 한데 모아 먹다보면 그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부담스럽지는 않다. 남은 반찬들을 모두 떨어 버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언제부터인지 보리밥 집에 가면 늘 이런식으로 밥과 나물을 한데 넣고 비벼 먹는 것이 국룰처럼 되어 버렸다. 가성비가 워낙 좋다보니 꽤나 만족스러웠다. 연풍면은 어떤 이슈가 있는지 몰라도 우리가 먹는 동안 근처에서 공사를 하는 것 같은 사람들이 와서 같이 식사를 했다. 도로공사나 공장을 짓는 그런 일을 하는 사람들 같았다. 요즘 시골은 이런 개발 예산이 없다면 정말 일이 별로 없을 것이다. 

 

둘이서 만족스럽게 먹고도 가격이 저렴하니 동네가 모두 착해 보였다. 웬만하면 근처에서 차도 마시고 가려고 했는데 마땅한 커피집은 보이지 않았다. 정말 거짓말 하나도 안 보태고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갔는데 동네에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정말 조용하고 인구가 소멸되어 가는 곳이 맞나 보다. 검색을 해보니 연풍면의 인구는 3천 명이 되지 않는다. 고속도록 톨게이트가 있는 동네인도 말이다. 요즘 지방의 인구소멸은 국가 차원의 문제이다. 어디서부터 잡아야 할까? 밥 한 끼 먹으면서 별 생각을 다한다는... 우리는 연풍면을 떠나 다시 부산으로의 길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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