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과 가까운 양주에는 규모가 크고, 새로 지은 고급진 식당이 많다. 넓직한 면적에 신도시처럼 꾸며 놓은 건물들이 인상적이다. 옥정이라는 신도시가 있어 더욱 그런 것 같다. 우린 가끔 양주 고읍 부근을 드라이브 한다. 날이 갈수록 새로운 식당과 건물들이 들어서는 것이 신기하도 하고, 재미도 있다. 이날은 뭔가 새롭고 맛나 보이는 곳이 있으면 가보자는 심산이었다. 그렇게 고읍쪽으로 가다 이집을 발견했다. 처음엔 우리가 가려는 이 냉면집에 대기손님이 많을 줄 았다. 하지만 가보니 바로 옆집인 칼국수집에 사람들이 몰리는 거였다. 아무튼 냉면 좋아하는 우리에겐 정말 딱인 그런 집이었다.





이름은 하늘면옥이다. 면옥이라는 말만 들어도 왠지 좋은데 온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것은 어릴적 자주 갔던 종로의 면옥들이 생각나서 인 것 같다. 쌍문동에도 감포면옥이라는 오래된 집이 있었다. 아직도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냉면집답게 시원한 냉면들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가격이 무척 착한 편이다. 요즘 좀 한다는 냉면집은 한 그릇에 13,000~14,000원은 훌쩍 넘는다. 하지만 여기는 물냉면이 10,000원이다. 냉면치고는 시장 냉면처럼 착한 가격이다. 착한 가격이면 일단 안심이 되지만, 과연 맛이 어떨른지 걱정도 살짝 되기는 한다.




착한 가격이다 보니 평소 안 하던 주문도 했다. 우린 만두도 주문했다. 양이 너무 많으면 안 되겠지만 다섯 알 정도면 먹을만 하다. 물냉면과 명태회 냉면을 주문했는데 얼음이 동동 떠 있는 것이 전형적인 냉면의 비주얼이었다. 밖의 날씨가 스산해진 탓에 얼음이 좀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그래도 냉면은 춥다, 춥다 하면서 먹는 것이 진정한 맛이 아닌가... 과감하게 도전해 보았다. 그런데 아니 이럴 수가~ 가격에 비해 맛이 너무 훌륭했다. 깊은 맛의 육수는 평양냉면의 그것을 연상케 했고, 쫀득하면서 가는 면은 전형적인 함흥냉면의 후예라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었다.




가격이 싸다고 들어갈 것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계란과 양지머릿고기도 들어 있었다. 회냉면 역시 명태가 듬뿍 들어가 비빔냉면과 회냉면의 묘미를 제대로 즐길 수 있었다. 중간에 급한 일이 생겨 속전 속결 먹어야 했지만 빨리 먹었어도 깊은 맛의 여운은 오랫동안 남았다. 시간을 두고 즐기면서 먹어야 하는데 이런~냉면의 묘미는 차가운 면을 먹지만 깊은 맛의 육수를 통해 설렁탕이나 곰탕처럼 오래 시간 우려낸 국물을 제대로 맛볼 수 있다는 점이다. 평소엔 먹기 힘든 메밀과 고구마 전분의 쫄깃함은 서비스라 할 수 있다. 사람많은 칼국수 옆집을 가보진 않았지만, 분명 하늘면옥도 내공있는 집이 맞다.




그리고 만두의 맛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만들어 파는 것 같지는 않았다. 공장만두겠지만 참 입에 착 붙는 것이 맘에 들었다. 달지 않고, 내용물 튼실하고, 만두피도 두꺼운 것이 고급스런 냉면집에서 파는 만두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보통 고급 냉면집에서는 만두 5알 정도에 12,000~13,000원은 받는다. 여긴 반값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참 착한 가격이다. 모든 면에서 맘에 들었다. 넓직한 주차장도 편했고, 길에서 바로 들어오는 접근성도 좋았다. 양주에서 즐길 만한 식당이 하나 더 생긴 셈이다. 냉면은 역시 겨울에 먹어야 진정한 맛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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