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이 생긴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닌 거 같다. 고모리 저수지 부근에서 가장 인기가 좋다는 투썸플레이스 바로 옆에 있다. 규모로 보면 투썸플레이스에 밀릴 것 같지만 주말엔 오히려 훨씬 장사가 잘 되는 느낌이다. 뭔가 강점이 있는 것이다. 그게 뭘까? 이날 이집의 장점을 들여다 볼 기회가 생겼다. 이집이 이름은 '그리네 오아시스'라는 곳이다. 이름부터 특이하다. 요즘 유행하는 애견을 데리고 입장할 수 있는 애견카페이다. 평일 오후라 그런지 그렇게 손님이 많지는 않았는데 불멍도 할 수 있다는 자리까지 있었다. 카페 안쪽에는 애견 놀이터 공사가 한창이었다.




다양한 종류의 빵들이 있는 것도 요즘 유행하는 카페들과 비슷한 컨셉이었다. 이곳은 실내에 앉아 차를 마시는 분위기라기 보다는 정원처럼 생긴 마당에서 차를 마시는 것이 딱 좋은 그런 곳이다. 있어 보이는 분위기의 카페다 보니 메가커피처럼 저렴하게 판매하는 곳은 아니었다. 그래도 이 정도 가격이면 쏘쏘 하다. 점심을 먹고 간 길이라 빵은 먹어보지 않았지만 커피는 분명 향긋하니 좋은 맛이었다. 시원한 바깥바람 맞으면 앉아 마시는 커피의 여유와 운치는 참 좋은 것이었다. 아마도 이래서 이집을 그리들 찾는 모양이다.




고모리라는 지역이 주는 분위기도 한몫했다. 여긴 일종의 관광지 같은 저수지 부근이다. 여길 찾는 사람들은 뭔가 열심히 일을 하기 위해 오는 사람이기 보다는 여유있게 시간을 보내고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다. 당연히 이런 정원같은 분위기의 카페가 인기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는 해도 대충 차려놓아도 장사가 잘 되는 일은 없다. 분명 경쟁력이 있고, 남다른 점이 있어야 영업에 강점이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집은 분명한 차이가 있어 보인다. 그래서 장사가 잘 되는 것이리라. 우리는 모처럼 여유있는 시간을 갖게 되어 한동안 앉아서 차를 마셨다.




어디 멀리 나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거제나 남해 같다고 할까? 비가 오거나 날이 추워지면 이런 정원에서의 차 삼매경은 즐길 수 없을 것이다. 1년 중 몇일 되지 않는 화창하고 시원한 날씨였다. 유럽 사람들이 그렇게 신기하게 본다는 한국의 싱그러운 가을 날씨였다. 정말 숨을 크게 내쉬고 가슴을 활짝 열고 싶은 그런 날이었다. 일상의 시름은 잠시 내려놓고 이렇게 하루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고모리는 이런 행운을 가져다 주는 집이 여럿있다. 수도권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놀이터가 많지 않다. 그래서 인기가 있는 것이다.




얼죽아만 마시는 사람으로서 이런 날은 역시 아이스아메리카노가 제격이다. 고소하고 진한 커피맛이 몸안으로 주입된다. 커피를 너무 많이 마시는 거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카페에서 다른 음료를 먹는다는 것을 상상해 본적은 없다. 사람의 기호라는 것이 다들 다르지만 커피만큼은 전세계 사람들이 모두 즐기는 것이다. 그것도 신기한 일이다. 오늘도 이렇게 커피를 마신 사람들이 전세계적으로 얼마나 될까? 수 억명은 되겠지... 그들 모두와 함께 맛난 커피에 환호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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