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6군단 정문을 조금 지난 43번 국도변에 이 집이 새로 오픈했다. 원래 여기가 뭐하던 곳인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렇게 큰 공간의 점포가 있었는지 몰랐다. 역시 사람은 참 망각의 동물인가 보다. 그렇게 매일 이 앞을 지나다녔는데도 뭐가 있었는지 기억을 하지 못하니 말이다. 생선구이라는 아이템만 보면 그냥 들어가고 싶어지는데 새로 문을 연 깔끔한 식당이 있으니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오픈한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완전 신참 식당에 들어가 보았다. 이곳의 이름은 아주 직관적이다. '자작생선구이' 라고 하여 주소지 지명을 그대로 사용한 식당이다.





새로 생긴 집답게 실내는 엄청 깔끔했다. 아직 세월이 그렇게 많이 지난 것이 아니라 그런지 생선구이 집임에도 들어섰을 때 생선냄새가 심하게 나지 않았다. 생선을 먹는 것은 좋아하지만, 생선 굽는 냄새를 좋아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기 때문에 집에서 생선을 구워먹기 주저하는 것이다. 이상할 정도로 생선굽는 냄새는 잘 빠지지도 않는다. 그래서 이렇게 식당에 와야 맘놓고 생선을 제대로 먹을 수 있는 것이다. 2인 세트 30,000원 짜리를 주문했다. 이 정도 가격이라면 중간정도 하는 셈이다. 비싼 집들은 2인 세트가 35,000원 이상이기 때문이다.





반찬이 본인이 얼마든지 갖다 먹을 수 있는 셀프시스템이다. 가격이 착한 편인데도 밥은 솥밥이다. 상당히 반가운 일이다. 솥밥은 뭔가 정성이 훨씬 더 들어간 것 같은 밥 아닌가? 된장국을 내어주는데 생선구이는 꼭 국이 있어야 먹는 맛이 있다. 그런데 신기할 정도로 자극적이지 않았다. 말 그대로 집에서 그냥 만든 반찬과 국 같았다. 좋은 느낌이긴 한데 뭐랄까 식당이라면 조금은 조미료와 간간한 맛이 나야 하는 법인데 이렇게 자연스럽게 조미료나 간을 넣지 않은 집은 못 본 것 같다. 생선을 주문을 받고 굽는 시스템인지 나오는데까지 시간은 좀 걸렸다.





2인세트는 갈치, 고등어, 임연수, 삼치가 나온다. 두 사람이 먹기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넉넉한 양이다. 생선이 구워져 나온 것을 보니 오히려 가격이 참 착하다는 생각이 다시 들었다. 우리가 자주 갔던 집은 이 정도의 생선양이 아님에도 2인세트가 34,000원이었다. 물론 그집은 밥집처럼 반찬은 맛이 좋았지만 말이다. 아무튼 파김치에 생선을 놓고 갓지은 밥을 함께 먹는 맛은 그냥 만족 그 자체였다. 생선구이 밥은 어쩌면 백반계의 황제같은 존재가 아닐까 한다. 제대로 밥 한 끼 먹었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정성이 들어간 듯한 식사라 하겠다. 술 생각이 날 정도로 생선의 맛은 훌륭했다.





생선살을 발라 김치나 다른 반찬을 얹어 정신없이 먹었다. 역시 생선 마니아들의 성지될 곳이라 하겠다. 언제부터인지 우리는 생선구이에 꼭 와사비 간장을 찍어 먹는다. 어쩌면 일본식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런 반찬이 주는 만족도는 아주 높은 편이다. 평소보다 분명 밥을 많이 먹게 된다. 네 가지 생선 중에 역시 갑오브갑은 고등어였다. 통풍이라 조심해야 하지만 고등어의 익숙하면서 고소한 이 맛을 거부할 수가 없다. 임연수의 부드러우면서 고소하고 담백한 맛도 일품이다. 결국 생선은 다 맛있다. 오븐이나 연탄에 구웠을 때 특히 맛이 배가 된다.



솥밥의 즐거움 중에 또 하나는 나중에 먹는 누룽지 숭늉이다. 숭늉에 생선살을 올려 먹는 것도 아주 훌륭한 조합이다. 이런 맛을 보기 위해 일부러 누룽지를 만들기도 하는 것 아닐까 싶다. 반찬의 간이 좀 심심한 편이라 아쉽기는 했지만, 그래도 밥 한 끼 제대로 먹는 기분으로는 최고였다. 밖이 훤이 내다 보이는 넓은 통창으로 풍경을 감상하면서 먹는 생선구이의 맛은 정말 좋은 것이었다. 운치까지 있는 셈이다. 가족들이 함께 운영하는 것 같은 편안한 분위기의 식당에서 제대로 된 점심 식사 맛나게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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