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에서 회의를 하게 된 것은 아주 오랜만이다. 근처에 있는 동네인데 이상할 정도로 의정부에서는 회의를 하지 않았다. 이번 회의는 의정부 시청 내에 있는 아름드리카페에서 진행했다. 의정부시청을 온 것도 몇 년만인지 모르겠다. 십 수년은 된 것 같다. 가까우면서 멀다는 말이 이래서 나오는 모양이다. 아름드리카페는 장애인을 고용하는 일종의 보호작업장 같은 곳이다. 장애인들이 직업을 갖고 일을 하면서 지역 공동체의 일원으로 함께 사는 방안을 모색하는 곳이라 하겠다. 여기는 수익보다는 의미가 중요한 곳이다. 하지만 그래도 카페이니까 커피맛도 좋아야 한다.




시청에 있는 카페다 보니 공무원들이나 시청 방문객들이 주 고객층이다. 이런 느낌의 카페는 지역마다 관공서 위주로 배치되어 있다. 아무래도 수익을 내기 어렵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커피 가격은 아주 착한 편이다. 아메리카노가 겨우 2,000원 밖에 안 된다. 물론 카페를 운영함에 있어 얼마의 세금이 투입되기는 하겠지만 운영자나 손님이나 이득이 되는 곳임에 틀림없다. 회의를 할 수 있는 공간도 꽤 넓은 편이다. 생각해보니 포천시청에 있는 카페는 규모가 작고 카페라기 보다는 휴게소 같은 느낌인데 여긴 제대로 된 카페 같다는 느낌이다. 기왕이면 이렇게 규모를 크게 하여 운영하는 편이 더 낫지 않을까 싶다.



점심시간 카페 안은 식사를 마치고 차를 마시러 온 손님들도 가득했다. 다들 뭐랄까 여유있는 행복해 보였다고 할까? 바깥 세상과 달리 아늑한 곳이란 느낌마저 들었다. 시청이라 그럴까? 요즘 경기가 안 좋아 자영업자들의 얼굴에 웃음기가 없어졌다는데 여긴 아무래도 그런 치열한 느낌보다는 여유로워 보인다는 감정이 더 많은 것 같다. 생각하기 나름이겠지만 수익이 크게 나지 않더라도 함께 살아가는 이웃이라는 보람이 있다면 이렇게 여유롭고 행복한 표정들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일하는 장애인들도 차를 마시는 손님들도 모두 행복한 곳이라면 의정부시청의 카페 운영지원은 매우 성공적인 것이라 하겠다.



여기서 매우 특이하게 생긴 빵을 먹었다. 이름을 들었는데 잊어 버렸다. 중국에 있다는 공갈빵 비슷하게 생겼지만 속이 크게 부풀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십자가 비슷한 문양으로 빵을 갈라 놓았는데 아마 저기로 속에 찬 공기를 뺐는 모양이다. 맛은 공갈빵과 비슷했다. 달달한 뭔가를 속으로 넣고 오븐에 확 잡아 뎁힌 그런 맛이다. 빵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저마다 빵에 대한 다양한 평들을 내 놓았지만 빵에 관한한 문외한이기 때문에 뭐라 할 말은 없었다. 다만 이 빵은 배를 불리기 위해 먹는다기 보다 궁금한 입을 달래기 위해 만들어 먹는다는 느낌이 더 강했다.



그래도 커피와는 찰떡 궁합이었다. 달달한 과자 같은 빵과 쌉쌀한 커피의 만남은 서로의 맛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상승시키는 묘한 맛이란 느낌이 더 강했다. 하긴 이러니까 카페에서 처음 보는 이런 빵을 만들어 팔겠지... 서울 강남에서는 한 개에 엄청 비싸게 팔기도 한다는데 여기서는 한 개에 2천 원인가 그랬다. 빵값마저 착하다. 아름드리카페는 가성비로 선택해도 좋을 곳이란 사실을 다시 한 번 알게 해준 날이었다. 회의도 잘 하고 커피도 잘 마시고 신기하게 생긴 빵도 먹고 일석삼조이 날이란 말인가?

| 요즘 여기처럼 새롭고 특이한 컨셉의 카페들 인기가 좋다. 포천시 소흘읍 그리네 오아시스 (1) | 2025.10.27 |
|---|---|
| 학교 다니던 시절의 풋풋한 기억을 소환하는 부담없는 한 끼, 포천시 소흘읍 인정많은 김밥 (0) | 2025.10.24 |
| 허영만의 백반기행에 나오면서 더 유명해졌다는 국수집, 포천시 소흘읍 알천비빔국수 (0) | 2025.10.23 |
| 본적 없지만 일본 본고장 라멘 맛으로 인기가 있다는 라멘집, 수원시 광교중앙역 멘지라멘 (0) | 2025.10.18 |
| 예상치 못한 정통 일식의 맛을 만나서 즐거운 저녁 회식, 포천시 소흘읍 모모스시 (3) | 2025.10.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