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맛있고 행복한 곳...

너무나 한적한 시골 막국수집에 왠 손님이 이리 많은가? 연천군 군남면 군남면옥

by jeff's spot story 2024. 5. 23.

강원도 만큼이나 막국수집이 많은 곳이 바로 연천군이 아닌가 한다. 연천에도 메밀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가 보다. 아무튼 막국수 마니아로서 연천에 막국수 집들이 많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이날도 휴일을 맞아 연천의 군남면으로 찾아가 보기로 했다. 연천하면 전곡만 주로 가봤는데 이번에 군남면이란 곳도 방문할 수 있게 되었다. 아주 한적하고 평화로운 시골마을이었고, 군남면 사무소 근처에 약간의 상가들이 있었다. 이날 찾아간 군남면옥은 바로 이곳 군남면 사무소 근처에 있다. 정말 시골스러운 지역에서 큰길도 아니고 약간 안으로 들어간 곳에 있었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가니 점심시간이 지난 시간임에도 손님들이 북적였다. 과연 이름있는 집은 위치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는 순간이었다. 이집은 특이하게도 막국수와 갈비탕을 같이 판다. 이런 조합의 막국수집을 본적이 없는 것 같다. 아주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갈비탕과 막국수가 전문이라니 참 신기한 일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특징은 막국수와 함께 냉면도 있다는 것이다. 둘 다 메밀로 면을 만드는 것은 알겠는데 무슨 차이가 있는 것일까? 우린 물막국수와 비빔냉면을 주문했다. 면에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 보고 싶었다. 

 

물막국수나 냉면은 9천 원인데 비빔은 냉면이나 막국수나 만 원이었다. 양념값이 더 들어가는 것일까? 아무튼 먼저 물 막국수가 나왔다. 보기만 해도 시원한 육수가 입맛을 다시게 만들었다. 면은 조금 검은빛이 도는 관인면의 지장산 막국수 같은 비주얼이었다. 다소 거친 맛이 특징인 이 면도 메밀의 향이 살아 있을 경우 풍미가 참 좋다. 물막국수 육수는 글쎄 뭐랄까 간장베이스의 고기육수가 주재료인 것 같은데 조금 특이한 식감이었다. 일본식 메밀소바 비슷한 풍미도 있고, 평양냉면 비슷한 맛도 있었다. 

 

고명으로 찐계란과 고기도 들어 있었다. 이런 구성이라면 가격이 결코 비싼 것은 아니다. 시원한 육수와 다소 거친 듯한 면발이 아주 잘 어울렸다. 이런 맛에 막국수를 찾는 것인데 과연 이집은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을만한 곳이었다. 그러니 이런 한적한 시골에도 손님들이 계속해서 밀려 들어 오겠지... 비빔냉면은 비빔막국수와 무슨 차이가 있을까? 식감만 보면 도저히 차이를 모를 것 같다. 면발이 함흥냉면처럼 가는 것도 아니고, 질긴 면도 아니고, 그렇다고 평양냉면처럼 부드럽고, 툭툭 끊어지는 면발도 아니고 평소 먹던 것과는 사뭇 다른 맛이었다. 물론 맛은 괜찮았다. 

 

참기름 향이 그윽한 양념은 냉면의 풍미를 올려주었다. 주변을 돌아보니 물 막국수나 냉면보다는 비빔을 먹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개인적으로도 여긴 물보단 비빔을 먹어야 할 것 같다. 그리 맵지도 달지도 않은 양념이 자연스러운 맛을 내주는 메밀면과 잘 어우러지면서 결론적으로 괜찮은 맛이었다. 수육이나 다른 서브 메뉴를 먹을까도 했지만 그냥 우리는 시그니처 메뉴에 집중하기로 했다. 과연 먼 거리를 운전을 하고 올 정도의 맛은 맞다. 이렇게 찾기 힘든 곳에 있는 내공있는 집을 알게 되었으니 그것도 무척 행복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