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많은 사람이 찾는 고모리 저수지는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주말에 오가는 것도 쉽지 않을 정도로 성업을 이루는데 이제 본격적인 가을이 되면서 찾는 이들은 더 늘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날은 낮에 일정이 있어 고모리 저수지를 찾았다. 오전 일을 마치고 점심을 먹게 되었는데 꽤 많은 인원이었기 때문에 미리 예약을 한 곳이 바로 오늘 가본 '털봉이 생선구이' 집이었다. 아주 오랜 전에도 여길 온적이 있었다. 한동안 찾지 않았는데 오랜만에 와보니 많이 변해 있었고, 규모도 더 커진 것 같았다. 생선구이라는 한 메뉴를 오랫동안 유지하고 있는 집이다.





2인 모듬 생선구이의 가격은 37,000원이다. 다소 비싼 편이긴 하다. 고모리 라는 지역의 특수성을 생각하면 당연한 가격일 수도 있지만 말이다. 우리는 인원이 많았기에 방 하나를 독채처럼 사용했다. 과거에 왔던 기억을 더듬어 보면 예전엔 방 하나에서만 손님들이 식사를 했던 것 같다. 이젠 이런 방이 여럿 있다. 생선을 굽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에 입구에는 커다란 주방이 자리를 잡고 있다. 아마도 저기에서 손님들이 그렇게나 먹고 싶어하는 생선들이 온통 구워지고 있을 것이다. 생선구이집은 반찬이 맛나야 하는 법인데 여기도 정갈해 보이는 반찬들이 눈에 띄였다. 종류가 다소 적어 보이는 것이 아쉽기는 했지만 말이다.




밥은 솥밥이 나온다. 이런 것은 정성이 느껴져 참 좋은 것 같다. 생선구이라는 반찬은 결국 밥을 맛나게 먹기 위한 것 아닐까? 그러니 당연히 밥이 맛나야 한다. 다소 투박한 된장국과 함께 생선들이 나왔다. 흔히 볼 수 있는 고등어와 삼치, 청어 같은 생선이 나왔다. 바다에 있는 생선들은 왜 그리 종류마다 다 맛이 다른지 참 신기한 일이다. 잘 익은 생선을 밥에 얹어 먹는 맛은 뭐라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좋은 것이다. 육고기의 단백질을 모두 채우고도 남을 것 같은 튼실한 맛이다. 개인적으로는 육고기보다 생선을 훨씬 좋아한다. 어릴적부터 그랬던 것 같다.




어릴적에 생선파는 가게 앞을 지날 때면 바로 지나치지 못하고 한동안 서서 생선들을 구경했던 기억이 있다. 내륙인 포천에서는 보기 드문 것이 바다 생선인데 어릴적에도 어물전은 많이 있었다. 싱싱한 생선들이 주는 묘한 재미가 있었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깊고 푸른 바닷속을 제집처럼 헤엄치며 유유자적하던 녀석들이 이젠 바다에서 수백킬로나 떨어진 포천의 어물전에 누워있는 모습이 참으로 신기했다. 그리고 입맛을 다시곤 했다. '저 생선을 연탄불에 구워먹으면 얼마나 맛날까?' 하는 생각을 했다. 당시에도 고등어나 꽁치는 그래도 자주 먹었던 생선인 것 같다.





역시 고슬고슬한 밥 위에 생선살을 잘 발라 올려 먹어야 제맛이다. 이런 맛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까? 생선중에서 역시 최강은 고등어가 아닌가 한다. 맛도 맛이지만 살이 푸짐하니 참 먹기 좋은 생선이다. 그러니까 국민생선이라는 말을 들을 것이다. 다들 생선이 모자랄 정도로 잘들 먹었다. 이런 맛에 잠깐이라도 일을 내려놓고 자연을 벗삼아 시간을 즐기는 것이리라. 고모리는 서울에서는 30~40분 밖에 안 걸리는 정말 가까운 곳이지만 어디 멀리 나온 것 같은 여유로움과 낭만을 주는 자연의 휴식처가 아닌가 한다. 우리는 그런 점에서 보면 복받은 사람들이다. 이렇게 좋은 곳이 지척에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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