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을 가면 꼭 하게되는 즐거운 이벤트가 있다. 맛있는 주전부리를 먹는 것이다. 의정부 제일시장은 주전부리의 천국이라 할 정도로 많은 분식집이 있다. 우리는 거의 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1층에 있는 먹자코너에서 떡볶이를 사먹곤 했는데 이날은 우리가 단골로 갔던 이모네 집이 문을 닫아 버렸다. 나이가 좀 있는 주인장이 혼자 가게를 운영하는데 아마도 날이 추운 관계로 문을 열기가 여의치 않았던 모양이다. 아쉬운 마음에 어디로 갈까 마음이 영 혼란스러웠는데 생각해 보니 꼭 제일시장이 아니라도 이 근처에는 여러 분식집들이 있다는 생각이 났다. 오늘은 그중에 한 집을 가기로 했다. 그래서 간 곳이 바로 이곳이다.




제일시장에서 나와 골목만 건너면 만날 수 있는 집으로 이름은 '섹시한 떡볶이 꼬마김밥'이라는 집이었다. 제일시장의 노점 비슷한 가게와는 차원이 다른 실내 식당이다. 규모도 크고, 따뜻하고, 자리도 편안했다. 주문도 요즘 유행하는 키오스크로 하는 방식이었다. 이날의 주 타겟은 떡볶이였으니 일단 떡볶이를 주문하고, 오뎅과 꼬마김밥도 선택했다. 아무래도 이집의 이름이 꼬마김밥이라 먹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가격은 제일시장과 비슷했다. 비싼 것도 아니고, 싼 편도 아니었다. 제일시장에서는 주차 쿠폰을 주지만 여기는 주지 못한다는 것이 유일한 차이라면 차이일 것이다.




김밥은 손님이 나가서 김밥 진열장에서 가지고 들어와 직접 데워 먹어야 했다. 꼬마김밥이라 들어간 고명들은 별로 없고, 우리가 주문한 멸치김밥은 정말 멸치밖에 안 들어 있었다. 그래도 가격이 저렴하니 이 정도면 나쁘지 않았다. 김밥과 오뎅이 나오기를 잠시 기다리며 가게안을 천천히 둘러 보았다. 식사 때가 아닌데도 손님들이 있었고, 테이블은 10개 정도 있었다. 대부분 셀프로 손님이 갖다 먹어야 하지만 마음편한 집이란 것을 알 수 있었다. 모두들 참새가 방앗간 들리듯이 그렇게 이집에 오는 것 같았다. 인근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구내식당처럼 이곳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조금 기다리고 있자니 드디어 오늘의 주인공인 떡볶이가 나왔다. 빛깔이 좀 연한 붉은색이었는데 아무래도 강렬한 매운맛을 지향하는 집은 아닌 모양이다. 중간 매운맛인데도 먹어보니 거의 매운맛이 없었다. 마치 초등학교 앞에서 어린이들을 상대로 떡볶이를 파는 집의 양념같다고 할까? 하지만 아무래도 매운맛이 너무 덜하다 보니 맛이 좀 특징이 없어 보였다. 쌀떡은 식감이 나쁘지 않았지만 양념은 좀 아쉬웠다. 이런 집들은 하루 종일 손님들이 오기 때문에 떡볶이도 하루 종일 팬 위에서 익어간다. 양념이 좀 강하지 않으면 아무래도 식감이 떨어지게 된다. 차라리 매운맛을 주문할 것을 그랬다.




떡볶이는 조금 실망했지만 오뎅은 참 좋았다. 싸구려 오뎅이 아니라 고급진 식감의 정통 어묵이었다. 정통과 싸구려의 차이가 뭔지 정확하게 잘 모르겠지만, 식감이 그랬다. 이집은 오뎅 전문점이라 해야 할 것 같았다. 꼬마김밥은 정말 멸치만 들어 있어 식감이 뭐랄까 정말 집에서 내가 뚝딱하고 만들어 낸 것 같았다. "이런 집밥같은 김밥도 있구나~" 싶었다. 전체적으로 아무 맛이 훌륭하다 하긴 그렇지만 추운 겨울의 분식집으로는 괜찮았다. 시장방문의 가장 큰 즐거움을 여기서도 만끽할 수 있었다. 정말 간단하게 간식같은 떡볶이와 오뎅을 먹고 우리는 다시 제일시장에서 장을 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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