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포천시 선단동은 도로 확장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그동안 사는 주민수에 비해 도로가 좁아 불편이 많았던 지역이라 도로 확장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반기는 분위기이다. 그런데 도로가 넓어지면서 오랫동안 영업을 했던 식당들이 대거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러시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날 우리가 간 집도 과거엔 선단동 중심에 있는 도로변에 있던 노포 중국집이다. 하지만 도로공사 후 새롭게 지금의 자리로 이동을 했는데 그 위치가 가히 찾기가 쉽지 않은 곳이다. 과연 네비게이션을 켜서 찾아야 갈 수 있는 아주 한적한 동네 깊숙한 안쪽에 자리잡고 있다. 자세한 사연은 모르지만 그래도 확장 이전한 것이 아닌가 싶다.




이곳의 상호는 '청하반점'이다. 술 이름의 청하와 같은 이름이다. 식당에 가보면 너무나 한적한 시골 중심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과연 손님들이 여길 알고 찾아 올까 싶지만 막상 식당 문을 열고 들어가 보면 영 딴판이다.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성업중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방문한 시간이 오후 1시가 조금 넘은 점심시간 이후의 시간이었지만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역시 이곳을 일부러 알고 찾아 오는 단골들이 많다는 소리이고, 그렇다면 여긴 대단한 내공을 지닌 고수의 집이란 뜻이 되겠다. 우린 처음 간 식객이니 가장 시그니쳐한 것으로 주문하기로 했다. 그래서 간짜장과 짬뽕을 주문했다.




우리 말고도 기다리는 손님들이 워낙 많았던 탓인지 음식이 나오기까지 조금 시간이 걸렸다. 연배가 있는 노인 주인장 부부가 운영하는 노포다 보니 스마트한 분위기나 서비스를 기대하면 안 된다. 다만 직접 조리하는 전문가의 포스는 아주 대단했다. 그렇게 조금의 여유를 가지고 기다리다 보니 드디어 우리가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너무나 전형적인 간짜장과 짬뽕의 비주얼이었다. 특히 짬뽕이 아주 압권이었다. 너무 과하지 않은 선홍빛 국물이 눈을 자극하고, 입안에 침이 고이게 하는 비주얼이었다. 맛도 그랬다. 요즘 유행하는 짬뽕 전문집들과는 분명히 다른 궤적의 전문가다운 짬뽕이었다.




간짜장도 과하게 달거나 자극적이지 않은 우리가 어릴적 먹었던 바로 그 맛이었다. 주인장의 내공이 그대로 느껴지는 너무나 전형적인 중국집의 간짜장이었다. 우린 어쩌면 누구나 이렇게 전형적인 짜장면에 대한 추억이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칭찬의 의미로 먹었을 것이고, 누군가는 이사했을 때, 또 졸업식이나 집안의 좋은 일이 있을 때 행사처럼 짜장면을 먹곤 했다. 그래서 짜장면은 가장 한국적인 외국 유래의 음식이라 하겠다. 까만 양념에 노란 면이 함께 어우러지는 달달하고, 진한 춘장의 맛이 너무 좋았다. 불맛이 조금 덜 나긴 했지만 그래도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짜장면의 가장 전형적인 맛이라 하겠다.





구수한 짬뽕은 그냥 음식이라기 보다는 안주에 가까운 것이었다. 여기서 짬뽕 국물에 고량주 한 잔 한다면 더 할 나위 없이 좋을텐데... 과연 이런 시골에서 술을 마시면 어떻게 집에 가야할까? 주변을 보니 점심부터 소주잔 부딪치는 손님들이 더러 있었다. 한 낮에 이렇게 한 잔 한다면 동화속에 나오는 즐겁고 행복한 나라가 바로 여기일 것이다. 특별할 것 없이 그냥 늘 보던 음식이요, 자주 먹었던 맛인데 왜 이렇게 정감이 가고, 편안한지 모르겠다. 중국집에 들어가는 순간 벌써 행복했던 어린 시절의 추억까지 함께 먹어서 일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전형적인 고수의 중국집은 유산처럼 보존해야 할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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