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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도 특수한 부위의 맛은 정말 좋고 식감도 남다르네, 포천시 포천동 포천 식껍

맛있고 행복한 곳...

by jeff's spot story 2025. 10. 1.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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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한 낮 비교적 이른 시간부터 우리의 회식이 있었다. 좋은 시간을 만든 것까지는 좋았으나 포천동은 시청이 일을 하지 않는 일요일에 문을 여는 식당이 별로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이런... 처음 생각했던 식당 세 군데가 다 문을 닫는 바람에 점점 걸어서 올라가다 보니 포천동 사무소 근처까지 가게 되었고, 거기서 이날 간 집을 발견했다. 이름하여 '식껍'이라는 식당이었다. 체인점인지 아닌지 잘 모르지만 예전에 본적이 없는 상호라 주변에 괜찮은지 물어보기까지 했다. 사람들의 반응은 이집의 고기가 제법 맛이 좋다는 것이었다. 고기를 유난히 좋아하는 후배가 있어 우리는 처음 가보는 이집으로 회식장소를 정했다. 

 

오후 5시가 조금 안 된 시간이라 식당 안에는 한팀의 손님만 있었다. 밖에서 볼때보다 실내는 더 컸고, 분위기는 전형적인 고기집이었다. 고기를 굽는 식당은 불판이 있어야 하기에 이런 구조가 나올 수밖에 없다. 메뉴판을 보니 처음 보는 음식들이 있었다. 특히 눈길을 모은 아이템은 바로 등심덧살이라는 부위였다. 이런 부위의 돼지고기가 있었던가? 돼지의 등심 안쪽에 있는 부위라는데 전엔 본적이 없는 메뉴였다. 과연 맛이 어떨까? 일단 큰 모험을 하기는 싫어 2인분만 주문했다. 먹다가 괜찮으면 더 주문하면 되는 것이니 말이다. 안전하게 시작하는 작전으로 가기로 했다. 

 

고깃집의 전형적인 테이블 세팅이 이루어졌다. 벌겋게 달아 오른 숯불에 불판을 놓고 그 위에는 멜젓인지 갈치속젓인지 먹어 보고도 잘 구분이 안가는 젓갈이 있었고, 김치를 기름에 담가 고기를 구우면서 김치도 구울 수 있는 시스템으로 구성되었다. 새송이 버섯에는 이집의 상호인 포천식껍이라는 상호가 서부시대 소들에게 문신 새기듯 불판으로 찍어 놓았다. 그런데 참 희안한 것은 등심덧살이었다. 고기가 동그랗게 말려 있었다. 거참 낯선 비주얼이네... 그리고 고기의 두께도 아주 두툼한 편이었다. 이걸 제대로 익히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았다. 제주도의 뭉텅이 고기처럼 말이다. 

 

익는데 조금 시간이 걸리기는 했지만 막상 익은 다음에 먹어보니 완전히 새로운 체험이었다. 신세계를 경험했다고 해야할까? 기름기가 거의 없는 전지같은 식감에 포실포실한 목살의 풍미도 있고, 무엇보다 엄청 고소한 맛이 강했다. 등심에 붙어 있었다고 하더니 이렇게 건강하고 맛난 부위가 있었다. 젓갈에 찍어 먹는 맛도 좋았고, 그냥 소금만 찍어 먹어도 소주 안주로 이만한 것이 없지 싶을 정도로 훌륭했다. 역시 사람들의 평가가 정확한 것 같다. 입맛은 다 비슷하니까 말이다. 새송이 버섯을 잘게 찢어 먹는 맛도 좋았다. 역시 고기는 고기전문점에서 먹어야 제대로 된 맛을 볼 수 있다. 

 

2인분 주문하여 부족한 부분은 예전에도 먹은적이 있는 치맛살로 대체하기로 했다. 치맛살 역시 기름은 거의 없고, 살코기 위주의 부위이다. 식감은 더 쫄깃하고 약간 질기다는 느낌마저 들어 안주로 씹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안성맞춤이다. 고소함은 등심덧살보다 조금 떨어지지만 워낙 서걱 서걱 씹히는 맛이 좋아 역시 훌륭한 안주라 하겠다. 기름에 푹 젖은 김치가 잘 익어 이것도 맛이 좋았다. 이래 저래 이날은 모두들 과식을 하게 되었다. 이럴 수밖에 없는 집이다. 술도 과하게 먹었고, 맛난 고기도 먹었으니 이런 호사가 없다. 휴일의 회식은 이런 맛에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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