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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물새우로 시원하고 얼큰한 국물을 우려내는 집, 포천시 소흘읍 금강 손칼국수

맛있고 행복한 곳...

by jeff's spot story 2025. 9. 25.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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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후배소개로 연천군에 있는 민물새우 매운탕집을 몇 번 간적이 있다. 민물새우는 어릴 적부터 흔하게 봐왔고, 먹어왔던 요리재료이다. 하지만 그집에 간 뒤로 알게 되었다. 민물새우로 국물을 우려내면 정말 진하고 깊은 맛이 난다는 것을 말이다. 거기에 설탕을 넣은 것처럼 달달하기까지 하니 정말 천연의 조미료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민물새우가 흔한 식재료인 것 같지만 주변에서 그 재료를 사용하는 식당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그러다 우연히 집 근처에서 민물새우로 국물을 낸다는 칼국수 집을 발견했다. 고모리로 들어가는 입구 근처에 있는 '금강손칼국수' 집이다. 

 

밖에서 볼 때와 막상 식당 안으로 들어갔을 때 느낌이 사뭇 달랐다. 밖에서 볼 때는 왠지 아재 취향의 올드한 분위기의 식당일 것 같은에 들어가보니 주인장도 젊고, 가게 인테리어나 분위기는 신세대 그 자체였다. 칼국수라는 다소 기성세대 음식을 팔면서 이렇게 산뜻하고 젊은 분위기를 자아낸다는 것이 신기했다. 우리는 민물새우 칼제비 라는 메뉴를 주문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여긴 칼국수가 기본적으로 얼큰하게 나온다. 바지락칼국수 처럼 앞에 얼큰이라는 말이 없는 메뉴를 빼곤 말이다. 맵질들은 주문하기 전에 덜 맵게 해달라고 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말 그대로 맛있게 맵기 때문에 그냥 도전하는 편이 더 낫다. 주방에서 어느 정도 조리가 되어 나오지만 손님 테이블에서 조금 더 끓여야 한다. 주인장은 3분을 더 끓이라고 했는데 그 시간은 모래시계가 있어 정확하게 지킬 수 있다. 이것도 좀 신기하고 재미있는 소품의 등장이라 하겠다. 언뜻 봐도 민물새우가 과하다 할 정도로 많이 들어 있었다. 과연 연천군에서 먹었던 그 깊은 맛의 국물을 여기서도 맛볼 수 있을 것인가? 김치는 고춧가루가 조금 뿌려진 백김치나 나온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사서 내어주는 것이 아니라 직접 만드는 모양이다. 백김치 특유의 시원하고, 달달한 맛이 아주 좋았다. 

 

반찬은 셀프로 가져다 먹어야 하는데 처음엔 왜 단무지가 있는지 의아했다. 하지만 칼국수를 먹다보니 이해가 갔다. 매콤한 칼국수를 먹고 있노라면 저절로 단무지에 손이 가더라는 것이다. 이런 것이 궁합이라는 것이겠지... 칼국수면과 수제비 중에 뭐가 더 낫냐 묻는다면 단연코 수제비일 것이다. 어린 시절에도 자주 먹었지만 지금도 질리지 않고 늘 먹고 싶은 밀가루 음식이 바로 수제비다. 별 것 아닌 밀가루 덩어리라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깊은 국물에 빠진 수제비는 어떤 비싼 요리와 비교해도 절대 밀리지 않는 맛을 자랑한다. 시원하고 달달한 민물새우의 국물에 빠진 수제비는 제대로 훌륭한 맛을 내고 있었다. 

 

우린 정말 정신없이 먹었다. 칼국수 면도 수제비도 자가 제면으로 만든다고 하니 이곳 주인장이 제대로 음식을 배워 온 모양이다. 식당이 아주 붐빈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손님들은 꾸준히 들어왔다. 주로 주변의 일터에서 오는 것 같은 아재들이었다. 여긴 밥을 셀프로 맘껏 갖다 먹을 수 있다. 이런 국물에 밥 말지 않는다면 그것도 죄악이리라. 이렇게 양이 푸짐하니 아재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찾는 것이리라. 모처럼 시원하고 맛나게 땀을 흘리며 먹었다. 연천군에서 보다 오히려 더 시원하고 깊은 맛이 나는 수제비를 먹으니 이제 그 먼거리를 가지 않아도 민물새우의 깊은 맛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참 고맙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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