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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두툼하고 신선한 삼겹살에 소주 한 잔 회식, 양주시 고읍동 꽃돼지 솥뚜껑 삼겹살

by jeff's spot story 2024. 2. 14.

한국인들 특히 아재들의 저녁회식 1순위 아이템은 언제나 삼겹살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도 한 달에 서 너번은 먹을 수밖에 없게 되는 진정한 회식 음식이다. 이렇게 인기가 많은 메뉴다 보니 삼겹살은 온갖 변형으로 다양하게 발전해 왔다. 몇 년 전 제주에서 주로 먹는다는 두툼하고 묵직한 삼겹살이 인기를 끈적이 있는데 제주에서는 근고기 라는 이름으로 팔리기도 했단다. 이날 가본 집은 근고기와 비슷할 정도로 두툼한 고기를 자랑하는 삼겹살집이다. 이름하여 고읍의 꽃돼지 삼겹살 집이다. 

 

이날 마침 창밖으로 눈이 엄청나게 내렸다. 경기 북부에 대설주의보가 내린 날이었다. 이런 날은 일찍 집에 들어가는 것이 현명한 일이겠지만 우린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삼겹살을 구워 먹는 호사를 누리게 되었다. 이런 풍경을 보면서 삼겹살을 먹는 일이 과연 얼마나 되겠는가? 두툼한 삼겹살이 인기가 좋아 인근 다른 식당들도 가격을 내리거나 아이템을 추가하면서 경쟁을 시작했다고 한다. 과연 한국 사람들의 저녁으로 삼겹살은 식지 않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비결이 무엇일까?

 

이집의 삼겹살이 워낙 두툼하기 때문에 결대로 가로로 썰어 익히는 것이 아니라 세로로 토막을 만들 듯 그렇게 잘라 구워 먹었다. 마치 스테이크를 썰어 놓은 모양이었다. 거기에 다양한 야채를 첨가하는 것이다. 솥뚜껑 위에 올린 삼겹살에서는 기름이 그대로 남아 김치나 야채를 함께 구워 먹기에 적당한 상태가 된다. 이런 방식을 좋아한다. 고기도 고기지만 거기에 이런 저런 아이템을 함께 구워 먹는 것이야 말로 잔치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푸짐한 밥상을 만들어 준다. 그리고 맛도 좋다. 술 안주로도 아주 그만이다. 여긴 특이하게 가지와 호박도 함께 올려주었다. 다채롭다. 

 

그리고 빠질 수 없는 또 하나의 아이템이 있으니 바로 된장찌개이다. 아무리 고기를 먹는다 해도 된장 국물 하나 정도는 있어야 균형이 맞는 법이다. 밖에 내리는 눈발은 점점 더 거세지고, 우리의 솥뚜껑에서는 삼겹살이 더 맹렬하게 구워지고 있었다. 술잔이 돌고, 거하게 술이 올라오면 다들 여기가 무릉도원이려니 하는 넓은 마음이 된다. 말 없던 사람도 입을 다물지 못하게 만드는 시간이 된 것이다. 서먹하던 사람들이 거침없는 농담을 주고 받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런 시간이 좋아서 저녁회식 자리를 찾게 되는 것 같다. 

 

이집의 또 다른 특징은 고기를 먹은 뒤에 여운을 남기는 또 다른 음식들이 많다는 것이다. 우리는 김치찌개를 주문했다. 이 메뉴는 원래 점심에 주로 파는 것이라 했다. 하지만 고기로 물든 기름진 입안을 토종의 맛으로 닦아내기에 이만한 것이 없을 것이다. 거기에 요즘 고기집에서 유행하는 비빔면도 주문했다. 이런 식으로 먹다보면 정말 이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끝도 없는 음식의 향연이다. 그런데 이런 구성이 참 알차고 맛나더라는 것이다. 그냥 흔히 먹었던 삼겹살이 아니라 진정한 고기 회식의 마무리를 본 것 같다. 그래서 이집이 인근에서 인기가 좋은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