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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전통과 업력으로 송우리 맛집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갈비집, 포천시 송우리 신수원가든

by jeff's spot story 2024. 2. 13.

서울에서 살다가 다시 포천으로 내려 온 때가 2001년이다. 서울에서 살았던 18년 이상을 포천에서 다시 살고 있는 것이다. 지금 살고 있는 초가팔리로 처음 왔을 때 송우리 시내가 분명 지금과는 사뭇 달랐다. 시내의 규모도 작았고, 사람도 그렇게 많지 않았다. 분명 개발의 여지는 많았지만 그 때만 해도 지금처럼 도심의 모습은 별로 없었다. 그래서인가 당시에 있던 가게나 식당들이 지금은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 아마도 월세도 많이 오르고 비용도 올라가서 일 것이다. 하지만 당시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집이 있으니 바로 오늘 찾아간 이집 신수원갈비 집이다. 


43번 국도변에 떡 하니 자리 잡은 이집은 전통을 자랑하는 집답게 예전 방식으로 갈비를 파는 곳이다. 여기는 돼지갈비가 온 식구의 나들이 기념 음식으로 인기가 높던 80년대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다. 이런 돼지 갈비를 보면 과거의 생각이 난다. 어쩌다 한 번 온 식구가 돼지갈비 먹으러 시내로 나갈 때 왜 그리 마음이 두근거렸는지 갈비 먹을 생각에 온통 들뜬 저녁이었다. 옷에 밴 갈비 냄새 마저도 그렇게 싫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아무리 시대가 바뀌어도 서민들의 만찬으로 돼지갈비는 아직도 인기가 높다. 술 한 잔 하기에도 이만한 음식이 없고, 뭔가를 기념할 때도 잘 어울린다. 


특히 갈비를 숯불에 구우면 그 향이 고기에 배어 우리가 기억하는 그 갈비의 전형적인 향과 맛이 된다. 갈비라고 나오지만 이것이 정말 돼지의 갈비 부위가 맞냐는 말들도 있었지만 야들 야들한 고기에 달콤한 양념이 만들어 내는 조화는 어쨌든 좋은 것이 사실이다. 1인분에 15,000원으로 반찬이 10여 가지 이상 나오니 좀 미안한 생각이 들 정도였고, 우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양념게장은 별미로 참 입에 착 감기는 맛이었다. 사실 돼지고기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 나도 여기선 이런 저런 반찬으로 얼마든지 맛있는 저녁과 안주로 먹을 수 있다. 요즘 유행하는 테이블과 의자에 앉아서 방식으로 홀이 많이 바뀐 것만 빼면 가게 안의 모습도 예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술 몇 잔을 나누어 마시다 보면 어느덧 고기가 다 익어 간다. 노릇 노릇 구워진 돼지 갈비를 쌈에 싸서 먹는 맛이란 참 익숙하지만 너무나 빠져 들고 싶은 그런 맛이다. 요즘은 상추쌈을 주지 않는 곳도 있고 무쌈 같은 것으로 대체하는 집들도 있지만 아무래도 갈비는 상추쌈에 싸서 파채를 함께 먹는 것이 전형적인 방법일 것이다. 동그란 쇠로 된 테이블에 앉아 아버지와 어머니 동생들과 함께 먹었던 쌍문동의 갈비집이 이날 따라 엄청 생각났다. 지금은 내가 그 아버지 나이가 되어 동료들과 돼지갈비와 소주를 마시고 있다. 세월이 참... 


매뉴판에 도가니 수육이 있는 것을 보고 그것도 주문하고 싶었는데 이미 돼지갈비를 먹은터라 그렇게 하지 못했다. 그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그냥 도가니탕 하나를 주문했다. 도가니 수육도 나에겐 추억이 서린 음식이다. 정말 생각나는 한 사람이 있다. 그 양반은 지금 어디서 뭘 하고 살고 있을지... 도가니탕이 비싼 이유는 아마도 그 부위가 소 한 마리에서 적은양만 나오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만 그 야들 야들하고 폭신한 식감은 참 이것도 다른 어느 것으로도 대체가 되지 않는 도가니 만의 맛이다. 이런 좋은 안주들로 술을 마시니 기분도 좋고 마음도 푸근해진다. 연말이 다가오면 앞으로 회식자리가 많아 지겠지? 아무리 술을 마시더라도 몸에 좋은 안주는 꼭 챙겨 먹어야지 하는 야무진 결심을 여기서 하게 된다. 좋은 돼지갈비를 먹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