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출장을 가면 거의 인재교육원 방향으로 가게 된다. 이날도 그랬다. 그런데 우연한 기회에 교육원 뒤가 유명한 등산코스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커다란 사찰도 있고, 분위기 좋은 카페와 실력있어 보이는 식당도 제법 많았다. 평일 낮인데도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꽤나 많았다. 우리는 예전에 봐 두었던 칼국수 집으로 갔다. 이름은 '산미당 칼국수' 이다. 산미당? 이건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네... 아무튼 거의 산 부근 가까이에 있는 집으로 아주 깔끔한 겉모습이 맘에 들었다. 우린 자연스럽게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뭔가 관광지 비슷한 곳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물씬 드는 집이었다.





밖에서 볼 때는 몰랐는데 들어가 보니 여긴 동죽칼국수를 파는 곳이었다. 동죽으로도 칼국수 국물을 낼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하긴 동죽도 조개인데 왜 안 되겠는가! 실내도 가게 밖처럼 아주 깔끔하고 산뜻한 분위기였다. 특이하게도 종업원들이 거의 다 외국인들이었다. 혹 식당 주인도 외국인일까? 수원에 이렇게 외국인들이 많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된 것 같다. 우리는 동죽칼국수 2인분과 3천 원을 더 내고 문어를 추가했다. 문어의 귀한 몸값에 비하면 3천 원이라는 가격이 놀라울 정도로 저렴한 편이라 그냥 조그만한 문어 몇 조각이 들어가는 줄 알았다.





그런데 칼국수가 나온 다음에 보니 엄청 커다란 문어 다리가 떡 하니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이렇게 큰 문어 다리가 3천 원밖에 안 되다니 참 놀라운 일이다. 동죽칼국수를 먹어 본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비주얼일 것이라 예상치 못했다. 마치 우리가 그렇게도 좋아하는 바지락 칼국수랑 너무 비슷하게 생겼다. 국물을 먹어보니 맛도 그랬다. 원래 동죽은 국물을 내는 조개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말이다. 동죽은 주로 조개구이의 재료가 아니던가... 아무튼 횡재한 기분이었다. 가성비 좋고, 맛도 그렇고, 커다란 문어도 먹게 되었고 이래 저래 참 기분 좋은 집이다.





칼국수의 또 다른 생명인 면도 참 부드러우면서 쫄깃한 식감이 맘에 들었다. 전체적으로 너무 괜찮은 집이란 생각이다. 이런 집이 동네에 있으면 정말 자주 갈 것 같다. 아무튼 우리는 칼국수 삼매경에 빠졌다. 이런 국물은 치명적으로 짜다 해도 먹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탄수화물 덩어리라 해도 면을 먹지 않을 수 없다. 동죽조개와 가리비를 꺼내 먹는 재미도 쏠쏠했다. 도대체 어떤 재료로 이런 국물을 만들었는지 궁금했다. 비법이 있을텐데 말이다. 밥까지 말아 먹고 싶은 충동을 억눌러야 할 정도로 우린 완전히 이집의 칼국수 맛에 빠져 들었다.






국물이 짜지만 김치와의 조합을 안 할 수 없는 노릇인지라 자제 하면서 김치를 먹었다. 문어의 쫄깃한 식감을 먹노라니 절로 술 생각도 났지만, 여긴 포천이 아니라 수원이다. 그냥 참아야 한다. 앞으로 수원 인재개발원 근처에 출장 올 일이 있으면 무조건 이집에서 점심을 먹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출장 다니다 이런 집을 만나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우연한 기회에 횡재한 기분이었다. 칼국수를 먹고 나와 잠시 근처 산 구경을 했다. 나즈막한 산 둘레에 산책로가 잘 만들어져 있었다. 이렇게 시내와 가까운 거리에 산책할 산이 있다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이다. 칼국수 잘 먹고, 산책도 잘 하고 온 출장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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