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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많이 먹어 본 듯한 익숙하지만 입에 착 붙는 막국수 한 그릇, 포천시 소흘읍 강릉메밀막국수

by jeff's spot story 2024. 9. 8.

다른 물가들도 많이 오르기는 했지만 특히 메밀의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한다. 왜 그런지는 모른다. 작황이 안 좋은 것인지, 사람들이 더 많이 찾는 것인지 아무튼 시장에서의 가격이 너무 올라서 막국수나 냉면의 가격은 외식물가 중에서도 가장 상위에 랭크 될 정도가 되었다. 국수 한 그릇의 가격이 13,000원이나 하는 냉면은 정말 고급스런 외식 국수라 하겠다. 막국수 역시 많이 올랐다. 이러다 보니 예전에 그냥 아무데나 가서 먹자던 사람들도 신중하게 막국수 집을 고르게 된다. 가성비 생각하면 대충 갈 수는 없는 일이다. 

 

이날 우리가 선택한 막국수 집은 소흘읍 고모리 입구에 있는 강릉메밀막국수라는 곳이다. 이집은 원래 하송우리 4거리 근처에 있었다. 이곳으로 옮겨 온 것이 몇 년 되었는데 옮기고 얼마 안 된 시점에 한 번 온적이 있다. 그 때는 그냥 일반적인 국수집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보니 이곳을 찾는 손님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처럼 보였다. 과연 맛이 좋아졌을까? 아님 다른 요인이 있을까? 그래서 궁금한 마음에 다시 이곳을 찾게 되었다. 사람들의 입맛이라는 것이 호불호가 갈린다고 해도 비교적 정확한 편이다. 손님들이 몰린다면 뭔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집은 특이하게 냉면과 막국수를 함께 파는데 가격이 같았다. 보통은 냉면의 가격이 더 비싸기 마련인데 말이다. 우리는 물막국수와 비빔냉면을 주문했다. 뭔가 다를 것 같지만 비슷한 형제 지간인 냉면과 막국수를 모두 맛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실내는 손님들이 제법 있었다. 나이가 지긋한 사람들이 많았는데 아무래도 막국수라는 음식이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아이템은 아닌지라 이렇게 어디가나 나이 먹은 사람들이 주로 먹으러 오는 것을 볼 수 있다. 냉면도 마찬가지다. 여기서 맛나게 먹었다는 감자옹심이도 먹고 싶었지만 일단 이날은 이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물막국수를 먹어 보니 어디선가 많이 먹어 본 아주 익숙한 식감이었다. 어디서 이런 맛을 봤을까? 생각해 보니 막국수 그릇도 그렇고 비주얼도 그렇고 봉평메밀막국수와 아주 닮은꼴이었다. 그러네... 예전에 자주 다녔던 봉평막국수와 레시피가 비슷하네... 어쩌면 처음 출발은 그집이었을지도 모른다. 아무튼 맛이 그랬다. 기억속의 맛보다는 뭔가 진화된 업그레이드 된 맛이 맞았다. 담백하면서도 깊은 육수는 비록 기성품 비슷한 비주얼이라 해도 뭔가 다른 것이 있었다. 이래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 모양이다. 비빔냉면은 아주 매워보이는 첫인상과 달리 너무나 담백하고 덜 자극적이었다. 

 

금새 한 그릇을 뚝딱 해 치웠다. 강릉에도 물론 막국수 집들이 많을 것이다. 거기도 강원도니 말이다. 하지만 막국수는 모두 한 형제나 마찬가지다. 메밀이라는 씨에서 출발했다. 그런 점에서 보면 막국수는 다 같은 맛일 것 같지만 또 그렇지만은 않다. 이런 것을 오묘하다고 해야 할까? 비슷비슷하지만 뭔가 다른 맛.... 오늘도 그런 맛을 본 것 같다. 여기는 역시 상호처럼 냉면보다는 막국수를 먹어야 하는 곳이라 생각한다. 춘천의 샘밭막국수와는 또 다른 길을 가는 형제지간이지만 성격이 다른 그런 맛이라 하겠다. 막국수의 스펙트럼도 참 넓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