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톨게이트를 빠져 나와 교통대까지는 4~5km 정도 된다. 교통대로 가는 동안 별다른 상가나 식당은 거의 없다. 하지만 교통대 앞에 오면 사정이 다르다. 없는 것 없이 웬만한 브랜드의 식당이나 카페는 다 있는 것 같다. 당연한 상황이지만 교통대 학생들이 적지 않은데 달리 갈 곳이 마땅치 않으니 학교 앞에 자연스럽게 상가가 형성되는 것이다. 이날도 점심을 여기서 먹기로 했다. 뭘 먹을까 궁리하다 우리가 발견한 집은 부대찌개 식당이었다. 그런데 부대찌개를 파는 곳의 상호는 '생각나는 감자탕'이다. 그러니까 결국 여기는 감자탕 집인 셈이다.
하지만 우린 특별히 부대찌개가 먹고 싶었다. 감자탕은 술없이 먹은 적이 거의 없기 때문에 밥으로 먹을 생각은 하지 않았다. 날 좋은 봄에 점심으로 먹는 푸짐한 소시지 찌개는 늘 먹고 싶은 메뉴라 하겠다. 별다른 고민없이 바로 부대찌개를 주문했다. 대학가 앞이라 그런지 가격은 저렴한 편이었다. 감자탕이 주력인 집에서 과연 부대찌개가 맛이 좋을까? 하지만 또 이렇게 학교 앞에 숨은 맛집이 많은 법이다. 3명이 먹는 중 사이즈의 부대찌개는 27,000원이다. 일인분에 9,000원인 셈이다. 분명 저렴한 편인데 여긴 또 공기밥을 따로 주문해야 한단다.
처음엔 공기밥을 따로 주문한다는 것이 좀 이상했는데 생각해보니 학생들이 밥을 많이 먹을 수 있기 때문일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대신 여기는 당면과 라면사리가 아예 푸짐하게 들어 있다. 보통 부대찌게 집에선 라면사리를 따로 주문하는데 여긴 반대로 밥 대신 라면사리를 그냥 제공하는 셈이다. 이런 방식이 현명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 아무튼 로마에 왔으면 로마의 법을 따라야 하는 것이다. 이집의 부대찌개는 엄청 많은 소시지가 일단 압권이다. 다른 것은 몰라도 소시지는 여지껏 먹은 어느 부대찌개 집보다 많은 것 같았다.
그리고 양념이 강하지 않았다. 부대찌개는 소시지와 MSG 맛으로 먹는 것인데 여기서는 그런 맛이 많이 나지 않았다. 뭐지? 나름의 건강식당인가? 라면과 당면이 넉넉하게 들어가 있어 먹는 내내 얼마나 푸짐했는지 모른다. 사실 부대찌개는 다른 말로 하면 소시지 햄 찌개다. 건강과는 별로 친하지 않은 메뉴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듯 소시지는 누구나 좋아하는 식재료다. 부대찌개에서 건강을 찾지 않듯 당연히 소시지나 햄은 듬뿍 들어 있어야 한다. 그런 기본에 가장 충실한 곳이 여기라 하겠다. 역시 학생들이 좋아할 만한 곳이다.
먹다 보니 베이크드빈이라는 미국식 콩 통조림도 넉넉하게 들어 있었다. 전체적으로 간이 세지 않고, 자연스러우면서 소시지와 햄, 그리고 민찌 라는 소고기 다짐육이 아주 푸짐하게 들어간 기본에 충실한 부대찌개인 것이다. 우리가 잘 찾아 온 셈이다. 부대찌개도 여러 버전이 있다. 의정부 방식이니 송탄 방식이니 평택방식이니 하지만 역시 기본은 이런 것이다. 결국 소시지와 햄으로 국물을 만드는 너무나 현대적이고 인스탄트에 충실한 찌개,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가끔 먹으면 이런 별미가 없다. 한국 사람들은 참 대단하다. 이런 서구식 재료로 입에 딱 맞는 찌개를 만들어 내다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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