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정기적으로 인천공항에 나가고 있다. 멀다면 멀고, 가깝다면 가까운 곳인데 자주 가다 보니 그냥 옆 동네 가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익숙한 일이 되었다. 공항에서 사람을 기다리다 보면 식사 때가 되는 수가 있다. 공항의 음식들은 비싸고, 양이 적다는 인식이 있다. 마치 고속도로 휴게소처럼 가긴 가야 하지만 왠지 이용하기엔 부담스러운 그런 느낌이다. 실제 공항 입국장이나 출국장에 있는 식당들은 음식의 값이 비싼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가 자주 가는 제2여객터미널에는 지하철로 이어지는 지하에 식당가가 있고 거긴 여느 공항의 식당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이다.
하지만 이날 갔더니 그마저도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한다고 닫아 버렸다. 이런.... 어딜 가야하나? 그런데 가만히 보니 공사를 하긴 하는데 한 군데 식당은 아직도 영업을 하고 있었다. 그곳이 바로 별미분식이라는 곳이었다. 공항에서 분식이라~ 어울리지 않는 것 같지만 그래도 너무 반가웠다. 우리가 자주 다니는 만둣국 집에 조금은 식상해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새로운 식당을 만나게 되니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거기에 여긴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은 합리적인 수준이었다. 더 맘에 들었다. 공항에서 먹는 떡볶이와 라면은 참 행복한 반전이다.
처음엔 그냥 세트 메뉴를 주문했다. 그랬더니 김밥이 정말 5쪽 나왔다. 이런~ 그래서 다음 방문에는 세트가 그냥 김밥을 주문했다. 아주 푸짐하다고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만족스러운 수준이었다. 김밥에 비하면 우동은 아주 럭셔리 그 자체였다. 고명으로 올라간 유부도 엄청 많았고, 국물도 고급진 편이었다. 커다란 꼬불이 어묵도 있고, 아무튼 8,000원인가 그랬는데 가성비가 괜찮았다. 떡볶이는 많이 달지 않아 입에 잘 맞는 편이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꽤나 매웠다. 매콤한 떡볶이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아주 혜자스러운 맛이라 하겠다.
전체적으로 구성이 알차고, 맛도 좋았으며 값도 합리적이었다. 이젠 다른 곳 가지 않고 인천공항에 오면 여길 그냥 갈 것 같다. 일본에 오래 있었던 아들도 여기서 먹는 제육볶음을 아주 만족스러워했다. 하긴 한식하면 매콤한 고추장 양념 아니던가? 이런 한국적인 맛은 외국에 살다보면 더 그리운 법이다. 어쩌면 세상 어디에도 없는 우리만의 화끈한 맛이라 하겠다. 김밥과 우동, 그리고 떡볶이와 제육볶음은 모두 너무나 익숙하고 한국적인 음식들이다. 우동만 해도 일본이 본고장이라 하겠지만 우리네 우동은 분명 특별한 차이가 있지 않은가...
김밥도 그렇다. 일본에서 시작했다고 하지만 우리네 김밥은 일본의 김밥과는 정말 다른 음식이다. 이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음식이 되어 미국에서도 인기가 좋다고 들었다. 개인적으로 김밥의 꼬다리를 좋아하는데 김천의 김밥 축제에서도 꼬다리가 공식 캐릭터 이름이라 들었다. 식당가가 문을 닫아서 이기도 하겠지만 아무튼 승무원부터 일반 손님들까지 정말 많은 사람들이 들락거렸다. 요즘처럼 입맛 없는 환절기에 정말 안성맞춤인 집이라 하겠다. 공항에 자주 오니 이런 집도 찾게 되고 참 역시 사람은 적응하기 나름이다.
배불리 먹고 만족스럽게 배웅을 하니 기분도 좋았다. 이제 우린 3달 뒤에 다시 인천공항에 오게 될 것이다. 그 사이에 내가 나갈 일이 생길까? 잘 모르겠네... 인천공항도 출국하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언론의 질타가 있은 후로 출국장 줄이 눈에 띄게 줄었다. 뭔가 조치를 취하긴 한 모양이다. 요즘이 출국에 비수기이기도 하지만 예전에 길게 늘어졌던 출국하려는 사람들의 줄은 이젠 없다. 확실히 한국은 뭐든 한다면 확실히 하긴 한다.
바야흐로 딸기의 계절, 상큼하고 달달한 딸기로 에너지 충전, 포천시 창수면 몽글몽글팜 (0) | 2025.03.24 |
---|---|
예전의 학사주점을 연상케하는 올드하지만 푸근한 분위기 주점, 포천시 포천동 동백연화 (0) | 2025.03.21 |
어릴 적 추억을 소환하는 푸짐하고 든든한 점심 한 끼, 포천시 신북면 신북돈까스 (0) | 2025.03.16 |
최애 메뉴인 동태찌개를 정말 오랫만에 맛나게 먹은 곳, 양주시 삼숭동 명가 동태찌개 (0) | 2025.03.15 |
한적한 서해 바다를 보면서 먹는 게국지와 간장게장 저녁, 태안군 안면읍 털보선장 횟집 (0) | 2025.03.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