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익숙한 닭갈비를 먹을 생각이었다. 술 한 잔 하기 좋은 저녁 메뉴로 자주 선택했던 집이다. 하지만 근처에 갔다가 이곳을 보게 되었다. 주점이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함께 간 동생 말로는 안주가 맛이 좋단다. 그렇다면 망설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우리가 양으로 먹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맛난 안주가 있다면 가장 좋은 회동의 장소가 된다. 밖에서 봤을 때도 약간은 올드한 예전의 학사주점 비슷한 분위기의 술집이었다. 나이가 좀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분위기 싫어할 이유가 없다. 아니 아주 익숙하다. 이곳의 이름은 '동백연화' 라는 곳이다.
실내의 분위기도 밖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예전 분위기를 불러오는 포스터가 붙어 있고, 자리도 나무로 만든 다소 투박한 것이다. 생각보다 가게안은 큰 편이었다. 비교적 이른 시간인데도 손님들이 있었다. 원래 동백연화라는 주점이 젊은층을 겨냥한 집이라던데 포천이라는 지역 상황이 그래서인지 여기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아재와 아줌들이다. 사실 젊은층보다 우리가 더 잘 어울린다. 들어올 때부터 파전을 먹고 싶었다. 학사주점 분위기라면 파전과 막걸리를 마셔야 하지만 컨디션이 그런 관계로 그냥 소주로 가기로 했다.
주점이다 보니 안주의 가격이 아무래도 식당보다는 센편이다. 우리는 반반전이라는 것을 주문했는데 파전과 김치전을 반씩 넣은 전이다. 기름에 푹 담근 것처럼 기름맛이 물씬나는 전이라 하겠다. 파전은 의외로 소주와 잘 어울린다. 막걸리와만 잘 맞는 안주가 아니다. 적당한 기름기는 소주의 시원한 맛과 궁합이 맞는다고 하겠다. 약간 게슴치레한 가게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반반전에 소주를 마셨다. 뭔 할 이야기들이 그리 많은지 모두들 대화 삼매경에 빠졌다. 여기서 아는 사람도 만났다. 그래서인지 여긴 약간 동네 사랑방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하지만 전을 안주로 하면 약간 문제가 있다. 전이 점점 식는다는 것이다. 처음 나왔을 때는 따끈하고 포실한 식감이 좋지만 오랜 시간 앉아 먹다보면 필연적으로 식은 전이 된다. 이런 문제를 상쇄시키려면 뭔가 따뜻하고 얼큰한 국물이 필요할 것이다. 그래서 주문한 것이 주점의 시그니쳐 안주라 할 수 있는 오뎅탕이다. 맑은 오뎅탕이라 적혀 있는데 청양고추를 많이 넣어 달라고 했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대한 얼큰한 맛을 찾고자 했던 것이다. 물론 맵질인 사람은 잘 먹지 못할 정도로 청양고추를 많이 넣는 바람에 조금 힘들기는 했다.
가격은 좀 있지만 전체적으로 푸짐하고 맛도 괜찮았다. 요리주점이라는 문구가 어울리는 곳이다. 과거의 감성을 맛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좋은 곳이다. 여기서 잠깐 과거를 반추해 보니 세월이 정말 빨리도 갔다. 대학시절 학사주점에 앉아 그렇게 목청 돋우며 노래를 불렀던 젊은이들이 이젠 모두 환갑을 앞둔 초로의 기성세대가 되었다. 빠르게 변한다는 세상에서 우리는 가끔 이런 휴식이 필요할 것이다. 뭔가 조금은 뒤로 돌아가는 느낌의 쉬어가는 시간 말이다. 이날은 술도 술이지만 이런 추억과 쉼의 시간을 얻은 좋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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