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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스트레스를 한 번에 날려 버릴 화끈하게 매운 맛, 포천시 송우리 조선불닭발

by jeff's spot story 2024. 9. 2.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화끈하게 매운 맛을 먹으면서 날려 버린다고 말한다. 하지만 맵찔인 사람들에겐 이것도 또 하나의 스트레스이다. 그래도 이 날은 한 번 화끈하게 매운 맛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매운 음식의 대명사인 불닭발을 먹으면서 말이다. 포천에는 유명한 호병골 닭발집이 있지만 송우리에서 찾다 보니 이집을 가게 되었다. 송우리 먹자골목에 있는 조선불닭발이라는 집이다. 매운 것을 잘 못 먹기 때문에 솔직히 이집이 여기 있는지 이날에야 알게 되었다. 매운 것은 사실 맛이 아니라 통증이라 하지 않던가... 암튼 이날은 스트레스를 날려 버려야 했다. 

 

메뉴판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여기는 닭발 말고도 다른 아이템들이 있지만 모두 매운 맛의 음식뿐이다. 매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성지같은 곳이라 하겠다. 먼저 가 있던 일행들이 불닭과 오돌뼈 주먹밥 세트를 주문해 놓았다. 온통 붉은 물결 속에서 과연 얼마나 매울지 걱정스런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미리 가장 덜 매운 맛으로 주문을 했단다. 오돌뼈 주먹밥은 의외로 그렇게 맵지 않으면서 밥이 들어 있어서 먹는 식감도 괜찮았다. 닭발도 걱정할 정도로 매운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역시나 매운 맛이 뒤 늦게 오는 집인가 보다. 서서히 매운 맛이 엄습해 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잠시라도 맥주와 뻥튀기 쪽으로 피신을 해야 했다. 가장 덜 매운 맛이라는데 이 정도면 과연 가장 매운 맛은 어떤 정도란 말인가? 여기 주인장 말도로 가장 매운 맛은 왠만해서는 먹지 못한다고 했다. 많이 먹는 것으로 유튜브를 하는 사람들도 신기하지만 이렇게 매운 음식을 아무렇지도 않게 먹는 사람들도 너무나 신기하다. 아무리 그래도 매운 것을 먹으면 어느 정도 스트레스 효과는 있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다는 말을 들은 것도 같다. 하긴 매우면 아무 생각이 안 나긴 한다. 다른 잡 생각을 할 여유가 없는 것이다. 

 

예전에 자주 다녔던 서울 창동의 닭발집은 이렇게 매운 맛은 아니었다. 어느 순간인가 부터 닭발은 매워야 한다는 것이 국민적인 정서가 되었다. 하지만 그 때만 해도 매운 양념과 간장 양념 두 가지를 손님이 선택할 수 있었다. 매운 양념을 선택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무뼈 닭발을 양념에 버무려 숯불에 굽는 순간 이미 승부는 난 것이다. 이런 강렬한 맛의 유혹을 져버리기는 어렵다. 매운 양념도 마찬가지이다. 일단 숯불이나 연탄불에 구워지는 순간 이런 맛은 대체 불가능한 것이 된다. 아무튼 이집의 양념은 매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스트레스 해소의 돌파구가 되는 셈이다. 

 

맵찔을 위해 계란찜을 주문했다. 역시 입안을 평화롭게 중화시키는데는 이만한 것이 없다. 매우면 술맛도 잘 못 느끼기 때문에 안주를 먹기도 전에 자꾸 술잔을 드는 단점이 있다. 그만큼 빨리 취한다. 불닭발의 단점은 매우면서 힘들고 술이 빨리 취해서 힘들다는 것이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 풀린다는 점은 수긍이 된다. 더운 여름날 이렇게 땀을 뻘뻘 흘리면서 맵다는 말을 연신 내뱉는 모습이 외국 사람들 눈에는 이상하게 보일 것이다. "왜 한국사람들은 고통을 사서 느끼는가?" 생각하겠지만 우린 그게 아니지 않은가? 이렇게 매우면서 고통스러운 것 같아도 속으론 쫙 풀린다는 것을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