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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시원한 바지락 국물과 쫀득한 칼국수 면이 좋은 집, 대전시 반석동 오모리 바지락 칼국수

by jeff's spot story 2024. 1. 27.

아침부터 칼국수 먹고 싶다면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우린 그랬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면 지난 밤부터 내일 아침으로는 시원한 조개 국물의 칼국수를 먹기로 했다. 하지만 대전 유성은 낯선 곳이었다. 과연 어디에 가야 우리가 원하는 바를 채워 줄 칼국수 집이 있을까? 검색에 검색을 더하고 식당의 오픈 시간을 면밀히 따져 드디어 한 곳을 정했다. 반석동에 있는 오모리 바지락 칼국수 라는 집이었다. 바지락만 많이 들어간다면 바지락 칼국수를 실패하는 일은 별로 없다. 

 

우리는 가게의 오픈시간에 맞춰 10분 주차장에 도착하여 문을 열기를 기다렸다. 블로그 들을 보면 주말엔 웨이팅도 좀 있다 하니 선두를 뺏기지 않으려고 노력한 결과다. 그렇게 식당 문 열기가 무섭게 1착으로 들어가서 바지락 칼국수 2인분을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고 나서야 식당 안을 찬찬히 살펴 볼 수 있었다. 가게의 인테리어가 매우 특이했는데 의자에 앉는 테이블이 조금 있고, 대부분 가운데 좌식 테이블이 있었고, 오르쪽 벽쪽으로는 원두막 같은 인테리어를 한 좌식 테이블도 있었다. 이건 무슨 의미의 자리지?

 

우리가 앉아 있는 자리에선 주방이 아주 훤이 들여다 보였는데 커다란 솥 세 개 정도에서 주방장으로 보이는 아저씨가 연신 면을 끓이고 바지락을 삶고 있었다. 바지락 칼국수를 그렇게나 많이 먹어봤지만 이렇게 만드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보기는 처음이다. 다른 식당들도 이런 방식으로 끓이는지 잘 모르겠지만 여긴 면과 바지락이 따로 삶아지고 있었고, 나중에 합치는 방식이었다. 어쨌든 바지락은 정말 많이 들어 있었다. 하지만 철이 아니라 그렇지 씨알이 굵지는 않았다. 그냥 작은 조개들이었다. 

 

그리고 이집의 또 다른 특징은 국물이 엄청 맑다는 것이다. '과연 이것이 바지락 국물이 맞나?' 싶을 정도로 아주 맑은 국물이었다. 그리고 생긴 것과 달리 짭짤했다. 뭔가를 더 넣지 않아도 될 정도로 아주 진한 국물이었다. 아마도 이래서 사람들이 여길 많이 찾는 것 같았다. 하지만 우리가 늘 먹어왔던 양주의 최고집과는 영 다른 비주얼이라 그런지 낯설었다. 그리고 왠지 좀 덜 진한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면도 직접 만드는 것 같았는데 쫄깃한 식감이 강했다. 다만 숙성을 오래한 면은 아닌지 밀가루 날내 같은 맛이 조금 났다. 하긴 이것도 여기 방식이라면 이집의 특징이리라. 

 

묵은지를 갖다 먹을 수도 있었는데 너무 신맛이 강해서 그냥 일반적인 김치를 먹었다. 칼국수집의 화룡점정은 국물도 면도 아니다. 잘 익은 시원한 겉절이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이집은 진한 양념의 푹 익은 김치느낌이었다. 겉절이는 아니었다. 조금씩 분명 우리가 익숙하게 먹었던 칼국수와는 달랐다. 하지만 이른 아침 주차장에서 어느 정도 기다린 보람은 있었다. 우리가 먹고 있는 동안 이 넓은 실내가 거의 손님들로 가득 채워져갔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