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예전에 시장에서 먹었던 바싹 익은 후라이드 치킨으로 소주 한 잔 하고 싶을 때, 포천시 소흘읍 OK통닭

맛있고 행복한 곳...

by jeff's spot story 2025. 12. 17. 15:05

본문

우리나라 사람들의 외식으로 가장 많이 먹는다는 통닭은 누구라도 가끔은 몸서리 쳐지게 먹고 싶을 때가 있다. 이날 저녁이 그랬다. 우리는 다른 그 어떤 음식보다 후라이드 치킨이 먹고 싶었다. 하지만 그 많은 치킨집 중에 어디를 갈 것인가였다. 동네에 가장 많은 식당이 바로 치킨집이기 때문에 어딜가야 할지 헤매게 된다. 우리가 생각한 곳은 송우리 시내 원일아파트 입구에 있는 OK통닭 이란 곳이었다. 지금의 상호가 아닌 다른 이름으로 이집 자리는 계속 통닭집이었다. 식당 자리도 그런 기운이 있는가보다. 상호는 바뀌었지만 계속 한 자리에 통닭집이 들어 선다는 것은 신기한 일이다.

 

이집의 가성비는 월등히 좋다. 포장일 경우 한 마리에 8,500원이고 홀에서 먹는다 해도 9,900원이면 한 마리를 먹을 수 있다. 이렇게 저렴한 가격의 통닭집인 경우 보통 홀 장사는 신경을 별로 쓰지 않는 법인데 이집은 홀에서 통닭과 술을 마시는 손님들이 꽤나 많았다. 그만큼 홀도 넓고, 깨끗하고,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다. 우리는 그냥 시그니쳐 통닭을 주문했다. 양념이나 간장양념이나 치즈 또는 버터 치킨 등이 있지만 이날은 그냥 기름에 온전히 튀겨낸 오리지널 통닭이 먹고 싶었다. 거기에 소주 한 잔이면 우리의 저녁으로 그만이다. 포장 손님도 많고, 홀 손님도 많은 장사가 잘 되는 집이란 생각이 들었다.

 

얼마 뒤 치킨이 나왔다. 최근에 이런 비주얼의 치킨을 본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주 정통의 치킨이었다. 기름과 온도 조절을 잘해서 기름기가 거의 없이 바삭하게 튀겨진 옛날 장터에서 보았던 바로 그 치킨의 모습이었다. 야~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요즘도 이렇게 바싹하게 튀겨주는 집이 있구나... 양념이나 다른 조작없이 그냥 염지닭 본연의 맛을 오랫만에 보게 된 것이다. 평소 그닥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이렇게 군침을 삼키게 만드는 치킨은 정말 오랫만인 것 같다. 우리는 서둘러 닭을 먹기 시작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그냥 포크와 집게를 들고 사냥하듯 먹었다.

 

아주 바싹하게 잘 튀겨진 닭은 마치 돼지나 소갈비처럼 살이 찢어진다. 여기서 그런 모양을 다시 보았다. 살 속 깊이 잘 익도록 칼집을 큼직하게 내준 것이 보였다. 온도를 잘 맞춘 덕분에 닭 본연의 맛은 잘 나지만 기름진 느낌은 거의 없었다. 나중에 집에 와서 냄새를 맡아 보았지만 옷에도 그닥 많이 기름냄새가 배지 않았다. 보통 후라이드 통닭을 먹고 집에 가면 그 겉옷은 빨아야 할 정도로 기름 냄새가 배기 마련인데 말이다. 그야말로 정통의 맛을 솜씨좋은 주인장이 잘 만들어 낸 것이다. 소주가 잘 넘어갔다. 원래 통닭은 맥주가 아니라 소주랑 먹어야 제맛이다. 어릴적에 어른들이 이런 식으로 먹는 모습을 종종 봤었다.

 

그래도 성인 둘이서 작은 시장통닭 하나로 술과 저녁식사를 모두 해결한다는 것이 좀 부족한 감이 있었다. 그래서 메뉴를 보다 반가운 것을 발견했다. 옛날 풍의 노가리 구이였다. 요즘 노가리는 크기도 예전과 달리 엄청 크고, 조미가 강하게 되어 있어 쥐포를 먹는 느낌인데 사실 노가리는 이빨이 아플 정도로 딱딱하게 말린 생선이었다. 잘 구운 다음에 고추장에 찍어 먹었던 것이 정설이었다. 여긴 먹태를 찍어 먹는 양념을 함께 주었다. 이것도 참 맛이 좋았다. 오랫만에 추억의 노가리를 먹으니 너무 반가웠다. 노가리 안주는 대학시절 단골이었는데 말이다. 가격도 착한 편이다. 이렇게 잘 먹고 나가면서 계산을 하는데 둘이 먹은 것이 30,000원이 안 되더라는 말도 안 되는 가성비...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