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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의외의 장소에서 만나게 된 색다른 분위기의 카페, 포천시 포천동 피크 coffee bar

by jeff's spot story 2024. 2. 17.

시청에서 불과 30~40미터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으로 사무실을 옮겼는데 신기하게도 시청 근처를 가게 되지 않는다. 참 희안한 일이다. 전엔 시청에서 길을 건너는 일이 별로 없더니 이젠 시청으로 갈 일이 별로 없다. 영어 속담에 있다는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말이 실감나는 순간이다. 거리가 훨씬 멀지만 하천변을 따라 근로자복지관 옆의 경기옥이라는 곰탕집도 자주 간다. 그런데 거길 가다보면 주변과 잘 어울리지 않는 아주 세련된 인테리어의 커피집이 있다. 이름하여 peak coffee bar이다. 이걸 어떻게 읽어야 하나, 픽? 피크?

 

실내 인테리어의 테마는 스텐인레스 같다. 온통 철로 만든 가구들이 눈에 띈다. 테이블도, 주방도, 주문받는 곳도 모두 차가운 느낌의 스테인레스이다. 그런데 이게 참 멋지다. 감각이 있다고 해야할까? 주변의 한적한 주택가 분위기와는 사뭇 어울리지 않는다. 마치 서울 대학가 주변의 카페 같은 그런 느낌이다. 지나면서 한 번을 들어가고 싶었다. bar 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여긴 커피만이 아니라 맥주와 와인도 파는 모양이다. 저녁에 와서 술 한 잔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자갈같은 재질이 깔려 있는 바닥도 특이했고, 화장실을 가리는 벽도 벽돌을 그대로 사용한 것 같은 약간 거친 느낌의 재료였다. 그런데 이런 것들도 모두 세련된 분위기를 만들고 있었다. 거 참 별 것 아닌 것 같은데 희안하게도 멋지단 말이지... 소문에는 이집 커피 맛이 좋다고 했다. 그래서 조금 추운 날씨였지만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자리가 넉넉하진 않지만 점심 시간이라 그런지 금새 모든 자리에 손님들이 앉게 되었다. 이렇게 한적한 주택가에 사람들이 온다는 것도 신기했다. 

 

소문대로 커피맛은 괜찮았다. 약간의 산미가 있는 개인적으로는 썩 맞는 맛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진한 향과 풍미가 살아있는 좋은 커피였다. 여기서 사무실까지는 걸어서 2~3분이면 가기 때문에 부담이 없었다. 이런 분위기의 카페가 근처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냥 마음이 넉넉해지는 느낌이었다. 뭐가 되었든 일하는 사무실 근처에 좋은 장소가 있다는 것은 큰 힘이 된다. 이렇게 세련된 카페가 있으니 특별한 손님이 왔을 때 이리로 오는 것도 나쁘지 않을 일이다. 

 

하지만 아이스 커피를 먹기엔 날씨가 만만치 않았다. 몸이 떨리는 느낌이 들어 앉아서 다 먹지 못하고 결국 들고 사무실로 가야했다. 하지만 괜찮은 카페에서 점심을 먹고 나른하고 여유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이집을 알게 된 것이 참 기쁜 일이다. 나중엔 정말로 맥주를 먹으러 와야겠다. 하지만 가게도 식당도 주변에 없는데 여기로 2차를 하러 오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꼭 술이 아니더라도 종종 커피를 마시러 와야겠다. 좋은 카페를 발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