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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찾은 용산의 골목에서 편안하고, 향긋한 커피 한 잔의 여유, 서울시 용리단길 에브리 커피 신용산점

맛있고 행복한 곳...

by jeff's spot story 2025. 10. 13.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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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에 전자상가가 성업이던 시절 정말 자주 왔었다. 컴퓨터 장사를 하고 있던 시절이니 당연한 일이다. 당시만 해도 용산의 상권은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처럼 보였는데 세월의 허망함이란... 전자상가는 갔지만 대통령실이 들어서면서 다시 유명해진 곳이 용산이고, 젊은이들이 넘치는 거리가 용리단길이다. 인근에 이태원이라는 또 하나의 명물이 있지만 이날은 중앙박물관에 들렀다 오는 길이었기에 좀 여유있게 차 한 잔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박물관이 아니라 쇼핑센터처럼 사람들로 붐비는 중앙박물관은 요사이 K문화의 저력을 보여주는 것 같아 자부심 같은 것이 생기게 했다. 

 

휴일이긴 했지만 용리단길에 맘편하게 주차하고 여유있게 커피 한 잔 할 곳이 과연 있을까? 그런데 뭐랄까~ 촉이란 것이 있어서인지 몇 바퀴 돌지 않았지만 아! 여기다 세우면 되겠다 싶은 곳을 발견했다. 역시 창의적인 주차의 감이란... 그리고 살짝 30~40미터 정도 걸어가니 이집이 보였다. 여기도 체인점인 모양인데 시골 소도시에 살다보니 전엔 보지 못하던 상호다. 이름은 '에브리커피'이다. 보통 카페에 가서는 사진을 잘 찍지 않는데 여긴 들어가면서부터 맘에 들었다. 규모는 엄청 작지만 아기 자기하게 잘 꾸며 놓았다고 해야할까? 그런 느낌이었다. 

 

우린 그냥 평범하게 아이스아메리카노와 카페라떼 그리고 달달한 아이스크름을 주문했다. 그런데 주문을 하는 키오스크 밑에 수박들이 쌓여 있었다. 카페에서 수박도 파나? 싶었지만 자세히 보니 이 수박들은 곧 수박쥬스가 된단다. 그리고 수박자르는 기계가 있는데 그것이 주인장이라는 것이다. 뭐랄까~ 센스가 참 비상하다 싶었다. 재미있는 문구만큼이나 주인장은 씩씩하고 친절했다. 과연 사업을 잘하는 사람이 맞는 것 같다. 우리가 작은 테이블 하나를 잡고 앉아 커피를 마시는 동안에도 계속해서 손님들은 테이크 아웃으로 차를 사가지고 갔다. 서울은 정말 사람이 많긴 하구나... 

 

평범해 보이는 아이스아메리카노와 카페라떼지만 오랜만에 참 맛나게 그리고 편안하게 앉아서 여유를 즐기며 마셨다. 탄식이 나올 정도로 맛이 그만이었다. 특히 아이스크림은 연유가 듬뿍 들어가 정말 달달한 맛과 부드러운 맛이 입안에서 잔치를 벌이는 기분이었다. 매장에서 직접 굽는다는 와플도 먹어볼까 했지만 얼마 안 있어 애들과 저녁을 먹어야하기에 참았다. 영북면에 있는 사르르 목장의 아이스크림보다도 연유 함량이 더 많은 것 같았다. 달달함과 시원함의 끝판왕이었다. 그렇게 커피를 마시며 밖을 내다보니 온통 연인과 친구들로 보이는 젊은 사람들이 거리를 메우고 있었다. 

 

이런 젊은 분위기도 오랜만이다. 용산하면 밥벌어 먹기 위해 기를 쓰고 찾아다니던 전자상가만 생각했지 이런 문화적인 그리고 여유있는 공간이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역시 사람은 여기 저기 돌아다녀야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한 시간 남짓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용리단길 전체를 본듯한 느낌이었다. 차를 몰고 나가면서 보니 골목 구석 구석 가보고 싶은 카페와 술집, 식당들이 정말 많았다.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찾으려면 여길 돌아다니면 될 듯 했다. 날은 저물어가지만 우리는 아직도 용산 일대를 돌아다녔다. 집에서 먼곳인데도 이상하게 편안했다. 돌아갈 걱정은 하나도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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