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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이른 아침을 든든하게 채워준 좀 비싸지만 맛난 조식, 김포공항 국제선 대청마루 식당

by jeff's spot story 2024. 8. 22.

9시에 비행기를 타고 하네다 공항에 가야하는 일정 때문에 김포공항에 7시에 도착했다. 떠나는 아들 배라도 채워주기 위해 우린 여기서 아침을 간단히 먹기로 했다. 새벽 5시부터 부산을 떨었더니 배도 고팠다. 하지만 너무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문을 연 식당이 두 개밖에 없었다. 1층에는 햄버거 가게가 있긴 했지만 그건 좀 그렇고, 아무튼 출국장 바로 위에 있는 식당가로 가보니 그런 상황이었다.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언능 먹고 일어나야 하기에 우린 조식으로 제공되는 샌드위치와 그래도 한식을 고집하며 선택한 순두부찌개를 먹었다. 가격은 넘 비쌌다. 

 

떡볶이나 설렁탕이 먹고 싶었지만 아직 시작 전이라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것인데 햄치즈샌드위치 세트가 20,000원이었고, 순두부찌개는 12,000원이었다. 간단한 조식을 위해 5만원이 넘는 돈을 지불했다. 이런... 그나마 한 사람이 먹기를 포기했으니 망정이지... 정말 어쩌다 한 번 먹는 코스라고 치부하고 자리에 앉아 음식이 나오길 기다렸다. 올 때 마다 느끼는 것인데 김포공항은 국내선은 정말 사람도 많고 이것 저것 서비스가 많지만 국제선은 한적하고 뭐 별 것이 없다. 썰렁하고 먹을 거리도 마땅치 않고, 뭔가 그냥 좀 홀대하는 느낌? 그런 것이 있다. 

 

샌드위치 가게에서 만든 버거가 나왔다. 작은 빵 위에 패티와 계란후라이와 야채와 치즈, 토핑 등등을 올리는 빵을 덮어 한 입에 먹는 것이 불가능한 사이즈가 되었다. 이건 그냥 들고 먹는 버거가 아니라 함께 준 포크와 나이프로 잘라 먹는 스테이크 같은 음식이다. 그런데 가격에 불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맛이 아주 좋았다. 다행이다. 가격이 비싼데 맛까지 없었다면 이런 불상사가 또 있을까? 그래도 푸짐한 편이라 간단한 아침이라 하기에 좀 버거울 정도의 양이었다. 가성비는 별로지만 맛과 구성은 그런대로 고급지고 괜찮았다. 나름 나쁘지 않네...

 

12,000원 짜리 순두부찌개는 정말 단촐했다. 작은 뚝배기에 들어간 순두부찌개와 밥 한 공기, 콩자반 몇 알, 그리고 김치 몇 점이 다였다. 실망스러운 비주얼이었다. 그런데 맛은 이것도 영 달랐다. 아주 진한 국물에 적당히 칼칼한 것이 정말 괜찮은 맛집 순두부찌개였다. '어라~ 보기랑 많이 다르네...' 하는 생각을 했다. 이것도 가격은 비싼 편이지만 맛은 수준급이라 다행이었다. 결론적으로 보면 가성비는 매우 안 좋지만 맛은 훌륭하다는 것이다. 공항 푸드코트에서 맛난 음식을 먹은 기억이 별로 없는데 이날은 문 연 가게도 별로 없는 가운데 만족스러운 맛을 볼 수 있었다. 

 

평소엔 거들떠 보지도 않던 감자튀김도 바로 튀겼는지 고소하고 바삭하면서 짭잘한 것이 괜찮았다. 이런 패스트 푸드에서 손맛이 느껴진 것은 참 드문 일인데 말이다. 시간이 그래서 였는지 사람은 별로 없었고, 출국장도 그리 붐비지 않았다. 인천공항의 풍경과는 사뭇 다른 것이다. 올 여름에도 엄청난 사람들이 해외로 빠져나갔을 테지만 김포공항을 이용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가 보다. 여기서 중국이나 일본출장을 다니던 생각이 난다. 벌써 10년은 더 된 이야기지만 그 때 참 자주 김포공항 국제선을 이용했었다. 이젠 나 대신 아들이 그럴 판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