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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일본 사람들도 놀랄 만큼 정통 일본식 주점에서 맛난 안주와 한 잔, 포천시 소흘읍 노코노코 이자카야

by jeff's spot story 2024. 8. 12.

가까우면서 먼 나라 일본과 우리는 문화적으로 가까울 수밖에 없는 존재들이다. 식민지배의 아픈 과거가 아니라면 좀 더 대승적인 차원에서 가깝게 지냈을 나라지만 지나간 과거를 어찌 할 수 없는 것처럼 이젠 가깝고도 먼 나라라 하겠다. 하지만 우리만 그런 것이 아니다. 영국과 프랑스가 그렇고, 인도와 파키스탄이 그렇고, 지금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그렇게 바로 옆에 있지만 으르렁 거리며 싸운다. 거리상 붙어 있는 나라들이 가지고 있는 내재적인 한계인가 보다. 아무튼 사이가 좋든 나쁘든 우린 일본의 영향을 받는다. 특히 먹거리에서는 더 그런 것 같다. 

 

노코노코 라는 이름의 일본식 주점, 즉 이자카야가 송우리 시내에 생긴 것은 몇 달 전이다. 원래 이곳은 만두를 팔던 집이었다. 처음엔 그저 일본식의 분위기와 안주 몇 개를 가지고 일본식으로 장사하는 주점이겠거니 하며 생각했었다. 일식을 좋아하는 사람 입장에서 한 번은 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기회가 생겼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여긴 일본풍의 주점이 아니라 그냥 일본의 주점을 그대로 한국에 옮겨 놓은 것처럼 그냥 일본 그 자체의 주점이었다. 이렇게 디테일한 일본식 주점을 본적이 없다. 아마도 주인장이 일본인이거나 적어도 일본에서 살다 온 사람이 맞을 것 같다. 

 

음식을 주문하는 방식도 우리와 사뭇 달랐다. 우리 키오스크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긴 QR코드를 이용하여 웹상에서 주문하는 방식이다. 우린 키오스크에서 결제까지 하는 경우도 있지만 웹상에서는 그렇지 않다. 일단 주문만 하는 것이다. 사진과 가격, 자세한 설명이 있어 어떤 면에서 보면 키오스크보다 좋지만 스마트 폰으로 웹을 이용하는 것이 서툰 노인들에겐 아주 어려울 수 있는 방식이다. 어쨌든 우린 일단 물에 살짝 데친 깍지콩과 볶은면, 일본 소시지 그리고 술을 주문했다. 저런 간단한  콩을 안주로 돈내고 먹는 한국 사람은 많지 않을테지만 콩을 좋아하니 그냥 주문하기로 했다. 

 

일본을 대표하는 요리라고 하면 우동이나 소바 같은 면요리와 튀김, 생선회와 스시 그리고 바로 이 볶은면이 대표적인 것이 아닐까 한다. 간장 양념으로 잘 볶은 소바는 분명 다른 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일본의 맛이다. 오사카에는 오코노미야키라는 아예 철판볶음 면도 있지 않던가... 그래서인지 이집의 볶은면은 아주 맛이 좋았다. 적절한 간간함과 입에 붙는 감칠맛, 그리고 불맛까지 나는 아주 훌륭한 요리였다. 가격이 결코 비싼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일본식 소시지는 소시지 약간에 야채와 함께 볶은 것으로 이외로 감자튀김이 아주 맛이 좋았다. 으... 패스트 푸드의 느낌이 물씬한 맛난 안주들이다. 

 

일본사람들이 잘 쳐 먹는다는 시치미까지 뿌려 먹으니 정말 일본에 와 앉아 있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역시나 양이 많지는 않았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하나를 더 시키기로 했다. 날은 덥지만 그래도 국물 안주 하나는 있어야겠기에 요즘 유행한다는 나베를 주문하기로 했다. 배추와 소고기, 그리고 야채와 진한 육수를 함께 끓여 먹는 일종의 찌개가 바로 나베라 할 수 있다. 잘 익은 배추와 소고기를 날 달걀에 찍어 먹는 것이 정통의 방식이란다. 익숙치 않은 구성이지만 요즘엔 마트에서 아예 이렇게 미리 손질한 나베를 일회용기에 담아 팔 정도로 젊은층에서 인기가 많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입가심 하듯 일본식 만두를 먹었다. 교자라 부르는 일본식의 만두는 꼭 한쪽만 익히는 방식으로 만들어 준다. 우리나라처럼 쪄 먹거나 물만두로 먹는 일 없이 그냥 이렇게 팬에서 익혀 굽듯이 조리하는 것이 일본풍 만두의 특징이다. 일본의 만두집은 모두 기성품이 아닌 직접 만든 만두를 팔지만 여긴 그냥 기성품 같았다. 하지만 조리를 정통 방식으로 잘 해서인지 맛이 아주 훌륭했다. 교자까지 먹으면 이젠 가야 할 시간이라는 의미이다. 마치 일본의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음식을 먹은 것처럼 다양하고 맛난 요리들을 잘 먹었다. 여긴 정말 일본이 맞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