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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점심시간 배달 음식의 최강자인 자짱면과 볶음밥을 맛나게 먹었다. 포천시 포천동 황해루

by jeff's spot story 2024. 3. 4.

직장인들 중에 점심시간에 어떤 음식이든 배달로 먹어보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사무실에 앉아  식사를 한다는 것이 달갑지 않지만, 가끔은 정말 그래야 할 상황이란 것이 있다. 이날이 그랬다. 오후에 중요한 행사를 앞두고 그냥 사무실에 앉아 행사 준비를 하면서 간단하게 배달 음식으로 점심을 때우기로 한 것이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바로 중국집이다. 사무실 바로 앞에는 오랜 전통을 가졌다는 중국집이 있다. 이름은 황해루 라는 곳이다. 수 십년째 같은 곳에서 장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간짜장과 새우 볶음밥을 주문했다. 누군가 짬뽕을 먹어 주었으면 했는데 그것은 다음 기회에 만나보기로 했다. 음식값이 28,000원 이란다. 저렴한 편이다. 그런데 보니까 간짜장은 8,000원 밖에 안 하는데  새우볶음밥이 의외로 12,000원 이라는 가격이었다. 볶음밥이 조금 더 비싸긴 하지만 새우가 들어가서 그런가? 아무튼 우린 누구나 그렇듯 포장을 뜯기 전에 다가오는 약간의 흥분된 기분으로 쌓여 있는 랩을 제거하고 드디어 전통을 가진 중국집이라는 황해루의 짜장면을 먹게 되었다. 

 

간짜장이라고는 하지만 그냥 일반적인 짜장면처럼 걸죽한 녹말느낌이 드는 짜장면이었다. 보통 간짜장은 바로 만들어 오지 않던가? 하긴 이것도 집집마다 성격이 좀 다르니 이집에선 이런 식으로 주는 모양이다. 면의 양이 다른 집들보다는 많아 보였다. 아무래도 배달을 위주로 하는 집이고 생각하건데 남자 손님들이 이런 배달을 음식을 더 선호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니 그들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양이 늘어난 것 아닐까? 달달한 냄새가 코를 찌르고, 하얀 면에 묻어가는 짜장소스를 보니 그저 입안에 침이 고였다. 역시 점심은 짜장이다. 

 

야무지게 고추가루도 뿌리고 슥슥 잘 비벼 놓고 드디어 제일 맛나다는 첫 입을 먹어 보았다. 너무 달지 않으면서 풍부한 맛이 입안을 채워주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옛날 짜장의 맛이었다. "맛있다!"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요즘은 짜장면도 시대흐름인지 너무 달게 만드는 집이 많은데 여긴 아니었다. 과연 전통을 간직한 집이라는 말처럼 너무 과하게 달지 않으면서 춘장과 재료의 향이 살아 있는 우리가 늘 생각했던 바로 짜장면의 맛이었다. 이런 중국집을 알게 된 것이 기쁜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재료도 풍부했다. 짜장의 소스에 고기와 야채가 풍부하게 들어 있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중국집의 짜장면은 늘 맛이 좋다. 언제 먹어도 정겹고, 익숙한 맛이다. 아마 오늘 점심에도 전국적으로 수백만 그릇의 짜장면이 팔려 나갔을 것이다. 그리고 이 짜장면을 먹는 사람들의 표정이 거의 비슷했을 것이다. 만족도도 그랬을 것이다. 어릴적 뭔가 잘했다는 칭찬을 들을 때면 이 짜장면을 포상으로 먹기도 했다. 이사와 졸업 때는 말 할 것도 없었다. 그리고 우리는 늘 짜장면을 먹을 때 행복했다. 그런 추억과 기억이 이 한 그릇에 녹아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이날 점심도 행복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