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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점심으로 만나는 원조의 맛이 진하게 우러난 갈비탕과 냉면, 전북 완주군 고산미소 한우

by jeff's spot story 2024. 3. 8.

완주의 지역경제순환 센터를 방문하여 일정을 소화하던 중 우리는 점심으로 이곳 고산미소 한우 집을 가게 되었다. 완주가 한우가 유명한 곳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곳 고산미소 한우집은 한우 농가가 모여 협동조합을 만들고 행정에서 하드웨어를 지원하여 탄생한 곳이었다. 그래서인지 갈비탕이나 육회비빔밥 같은 음식이 다른 곳보다는 한결 저렴했다. 사실 축산하면 포천이 더 유명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린 이런 시스템이 없을 뿐이다. 소흘읍 사무소 앞에 한우식당은 자신이 직접 기르는 한우를 경제적인 가격에 판매하는 것으로 유명하고 사람들 또한 무척 많이 찾는다. 직접 완주같은 시스템을 만든 경우라 할 수 있는데 포천 전체가 이런 혜택을 볼 수 있으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비교적 한가한 시골의 한 들녁같은 장소에 식당이 있어 이렇게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리란 생각을 하지 못했다. 어디서들 왔는지 넓은 식당은 손님들로 가득했다. 저렴한 가격과 맛 때문이라면 수긍이 간다. 사람들은 다소 멀리 있었도 맛과 주머니 사정을 고려하여 식당들을 찾아 다니니 말이다. 이 근처가 원래는 재래시장이 있던 곳이라 했다. 재래시장을 현대적으로 바꾸면서 군에서 시설을 다시 지어 주었고, 그곳에 상인들은 컨텐츠를 채워 넣은 것이다. 그리고 결과물이 이렇듯 훌륭하게 나온 것이다. 


우리가 갔을 때는 점심시간을 조금 지났을 때 였는데 벌써 갈비탕이 바닥이 났다고 했다. 우린 11그릇을 주문했는데 6그릇 밖에 없다는 것이다. 나는 원래 갈비탕이 별로라 그냥 물냉면을 주문했다. 시간이 그렇게 많이 지난 것도 아닌데 벌써 재료가 없다는 것에서 이집이 얼마나 잘 되는 집인지를 잘 말해준다. 하긴 갈비탕 8,000원이란 가격은 제대로 된 갈비탕을 먹기엔 분명 저렴한 가격이다. 이곳 냉면은 6,000원으로 전체적으로 가격이 무척 착한 편이다. 


제일 먼저 내가 주문한 물냉면이 나왔는데 그냥 냉면이라기 보단 칡냉면에 가까운 비주얼이었다. 그런데 양이 어찌나 많던지 정말 다 먹을 수 있을까 싶은 걱정이 될 정도였다. 육수가 얼음인 까닭도 있었지만 워낙 면의 양이 많다보니 젖가락으로 다 휘젓고 먹기 힘들었다. 물론 맛이 아주 뛰어난 전문집의 그것과는 조금 거리가 있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곳의 음식인심은 인정해 주어야 할 것 같다. 나야 냉면이라 필요없지만 저 볶은 고추장이 너무 맛이 좋아 몇 번을 젓가락으로 집어 먹었다. 마치 어릴 적 어머니께서 해주시던 그 고소하고 달달하면서 매콤한 맛이 밥을 그냥 비벼 먹어도 그만이겠다 싶을 정도였다. 


다른 사람들이 주문한 갈비탕과 육회 비빔밥도 나왔다. 갈비탕의 갈비는 튼실한 것이 넉넉하게 들어 있었고, 육회 비빔밥의 선홍빛 소고기 색도 눈이 부실 지경이었다. 내가 소고기와 친하다면 당연히 감동을 먹을 정도의 비주얼이었다. 맛도 괜찮은 편이라 불만이 전혀 없었다. 사실 갈비탕같이 실패하기 어려운 음식도 없다. 왠만하면 이 재료로 이 맛을 못내기가 더 어렵다. 육회 비빔밥도 마찬가지이고 말이다. 하지만 어쨌든 재료가 신선하고 양이 넉넉해야 이런 모든 평가에서 상위에 랭크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집의 갈비탕과 비빔밥은 합격점을 받았다고 하겠다. 


전체적으로 무난한 음식들이었는데 가격도 괜찮아 다음에 또 온다면 아예 소고기를 구워서 먹어 봤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나 사람들이 많은지 그 소리 때문에 웅웅 울려 조금 정신이 없긴 했지만 점심시간이 지나도 계속해서 들어오는 사람들의 행렬을 보니 역시 진리 하나가 떠올랐다. 맛있고 저렴하고 친절하면 식당을 잘 될 수밖에 없다는 것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