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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주점부리 계의 최강 아이템은 역시 떡볶이와 순대가 아닐까? 포천시 포천동 우리 할매떡볶이

by jeff's spot story 2024. 11. 27.

식사는 했지만 출출해지는 오후4시 반가운 사람을 만났는데 커피나 한 잔 하기엔 좀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서 뭘 좀 먹겠냐고 물었더니 떡볶이를 먹자고 했다. 포천동의 시외버스터미널 근처에서 일요일날 떡볶이를 먹을 곳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이집을 가자는 것이다. 시내 한복판 예원프라자 건물에 있는 떡볶이 집인데도 전엔 여기 떡볶이 집이 있는지 몰랐다. 확실히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모양이다. 이 앞을 그렇게 지나다녔는데도 몰랐다니 말이다. 식당의 이름은 할매떡볶이 라는 곳이다. 이집도 체인점이라는데 이런 상호 자체도 전엔 본적 없는 것 같다. 

 

여느 분식집과 달리 여기는 홀 손님보다 배달이나 포장을 위주로 하는 집이었다. 그래도 우리가 앉아 먹을만한 작은 공간은 있었다. 예원프라자 건물은 정말 포천의 한복판에 있는데 관리가 잘 안 되는 모양이다. 화장실에 갔다가 기겁을 했을 정도로 건물의 상태가 엉망이었다. 포천의 상징과도 같은 곳인데 무슨 조치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이런 상황에서 장사를 하는 사람들 심정은 더 안 좋을 것 같다. 아무튼 떡볶이를 먹으러 왔으니 주문을 해야 했다. 우리는 18,000원 짜리 세트를 주문했다. 이렇게 시키면 떡볶이와 오뎅과 순대, 그리고 튀김까지 먹을 수 있다. 

 

이날 가래떡볶이를 처음 보았다. 일반적인 떡볶이의 모습과 사뭇 다른 것인데 길다란 가래떡을 그대로 떡볶이로 만든 것이다. 손님은 그것을 가위로 잘라 먹어야 한다. 뭐 한 입에 그냥 먹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만 말이다. 요사이 떡볶이는 엄청 달고 매운 것이 대세이다. 이집도 비슷하긴 했는데 약간 덜 맵고, 약간 덜 달았다. 그래도 달긴 달다. 설탕 값이 싼지 어딜가나 요즘은 음식들이 모두 달다. 순대와 오뎅은 고급진 편이었다. 보통 오랫동안 뜨거운 물에 담겨 있던 오뎅은 흐물 흐물 해지기 마련인데 쫄깃함이 살아 있는 품질 좋은 오뎅이었다. 

 

이날 제일 맛났던 것은 순대였다. 어릴적엔 거들떠 보지도 않았던 아이템인데 이젠 이렇게 좋아하게 되다니 신기한 일이다. 옛날 순대하면 진짜 돼지피 냄새가 고소하게 나는 검붉은 빛의 순대였다. 요즘은 이것도 많이 변해서 그런 피맛은 덜나고 부드러움을 강해진 소프트한 순대들이 대세라 하겠다. 그래도 이집은 예전의 맛이 어느 정도는 나는 그런 고소한 순대였다. 사실 순대는 간식도 되지만 순대국이라는 국밥으로도 정말 많이 먹는다. 질리지 않는 서민 음식 자체라 하겠다. 유난히 만두튀김을 좋아하는 후배는 맘만 먹으면 혼자 20개도 먹어 치운다. 참 들어간 것 없는 음식인데 왜 그리 좋아하는지...

 

원래 서울이나 수도권에서는 순대를 소금에 찍어 먹는다. 하지만 전라도는 쌈장에, 부산이나 경상도는 초장에 찍어 먹는다 들었다. 이것도 지역색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우리야 늘 소금을 먹으니 이편이 가장 자연스럽다. 떡볶이 양념에 찍어 먹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렇게 분식의 대명사인 음식들을 먹고 있으니 어린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다. 어릴적 떡볶이는 힐링 음식 그 이상이었다. 세월을 넘어 아직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간식이라니 놀라운 일이다. 요즘은 외국 사람들까지 떡볶이 찬양에 동참한 모양새다. 아무튼 간단한 간식이라 하기엔 조금 거한 간식 파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