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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치킨은 언제나 옳다고 누군가 그랬다. 그 말이 맞는 것 같은 곳, 창원시 마산합포구 바른치킨 경남대점

by jeff's spot story 2024. 11. 28.

1차로 해물찜을 먹었지만 뭔가 모를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다. 분명 맛이 없는 것은 아닌데 우리가 평소 먹던 것과 많이 달라 이 지방에서는 이렇게 먹는가 보다 하면서 먹긴 했다. 다들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었는지 자연스럽게 숙소 방향으로 걷다가 이 치킨집을 발견하고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다들 우르르 몰려 들어갔다. 배가 부르지 않느냐는 말도 간간히 있었지만 일단 대세는 치킨으로 기울어졌다. 바른치킨은 요즘 어디서나 자주 보이는 브랜드이다. 기름을 깨끗하게 관리한다는 것을 주 마케팅 전략으로 삼은 곳인데 과연 맛은 어떨까?

 

들어 올 때는 또 먹을 수 있느냐는 말들이 있었지만 막상 들어오니 링위에 선 선수들처럼 비장하게 메뉴판을 살피기 시작했다. 이렇게 우리의 2차는 시작되었다. 주류파는 술을 주문하고 비주류는 음료수를 주문했다. 하지만 일단 후라이드 치킨 하나는 먹어야 한다는 점에선 대동단결이었다. 하긴 치킨집에 왔는데 술과 마른안주만 먹고 나간다는 것은 너무 이상한 일이다. 아무리 저녁을 배불리 먹었어도 "치킨 한 조각 정도는 괜찮자나?" 실내는 엄청 환하고 깔끔했다. 치킨가게 들의 가장 큰 단점인 기름냄새도 별로 나지 않아서 편안하게 먹을 수 있었다. 

 

주문은 다른 사람들이 주도했기 때문에 처음엔 뭘 시켰는지도 몰랐다. 치킨이 나오긴 했는데 그 뒤로 뭔가가 계속 나왔다. 도대체 배부르다면서 떡볶이를 주문한 사람은 누구야? 그런데 치즈가 왕창 들어간 이 떡볶이가 또 맛이 좋다. 사람은 참 신기한 동물이다. 모든 동물들은 배가 부르면 사냥도 하지 않고, 먹이를 줘도 먹지 않는데 오로지 사람만은 배가 불러도 뭔가를 또 먹을 수 있다. 사람이 동물들보다 더 미련한 것인지도 모른다. 동물들에게서는 비만이라는 말이 잘 적용되지 않으니 말이다. 아무튼 우리는 그렇게 맛난 음식들을 앞에 두고 또 재미있는 대화들을 이어갔다. 

 

아무리 떡볶이가 맛나다고 해도 역시 이집의 시그니쳐 메뉴인 치킨을 이기기는 어려웠다. 다들 떡볶이 몇 개 먹는 둥 마는 둥하고는 치킨으로 돌아갔다. 기름진 치킨은 시원한 맥주와 먹어야 한다는 국룰이 있으니 그것을 지켜야 할 것이다. 앉아서 먹다보니 홀로 들어오는 손님은 거의 없고, 대부분의 주문은 모두 배달이었다. 그렇지 배달 음식계의 최강자가 바로 후라이드치킨이니 당연한 일이다. 우리처럼 외지에서 와서 먹는 사람들 말고는 대부분 집에서 편하게 앉아 TV 를 보면서 맥주와 함께 먹고 있을 것이다. 

 

마지막에 나온 오뎅탕이 압권이었다. 이건 정말 먹지 못할 것 같았는데 이게 또 다 들어갔다. 물론 본사에서 재료와 양념을 보내주는 것이겠지만 왠지 오뎅탕 장인이 끓인 것 같은 깊은 맛이 난다는 느낌이 왜 들까? 술이 많이 취했나? 진한 국물의 오뎅탕은 겨울 안주의 최고봉이다. 어떤 술과도 잘 어울린다. 치킨으로 시작해 떡볶이와 오뎅탕까지 섭렵하고 나가는 중이다. 다들 이날처럼 많이 먹는 일이 평소에는 없을 것이다. 어쩌다 한 번, 그것도 처음으로 우리는 그렇게 뭉쳤다. 좋은 일이다. 이런 시간에 여기까지 와서 서로 즐겁에 어울린다는 것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