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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진한 국물의 멸치국수 가격으로는 여기가 최강일 것 같다. 포천시 소흘읍 오백국수

by jeff's spot story 2024. 11. 30.

요즘 물가를 생각하면 이집의 멸치국수 가격 4,500원은 정말 말도 안 되는 것이다. 이렇게 싸게 팔아도 남기는 한다는 말인데 그럼 다른 집들은 왜 그렇게 비싸게 가격을 올렸을까? 자영업의 세계는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소흘읍 송우리 시내 한복판에 있는 오백국수집은 포천 시내의 오백국수와 같은 주인이 운영한다. 포천지역자활센터가 바로 운영하는 곳이다. 운영자 말로는 송우리가 매출이 더 잘 나온단다. 아무래도 당연한 일이다. 유동인구가 많으니 말이다. 포천에서 그래도 거의 유일하게 자영업이 좀 된다는 곳이 송우리 시내인데 여기도 요즘은 어려운 집이 많다고 한다. 참 어려운 시기다. 

 

오백국수의 잔치국수 가격은 단돈 4,500원이다. 이런 가격은 다른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가장 착한 가격이다. 비빔국수는 여기서 2천원이 올라 6,500원이다. 이것도 역시 가장 싼 편이다. 전체적으로 가장 비싼 메뉴인 들깨칼국수가 7,500원 밖에 안 된다. 정말 혜자스러운 가격이 아닐 수 없다. 물론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곳이니 그럴 수 하겠지만 아무리 공기관에서 운영한다 해도 적자를 보면서 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처음 문을 열었을 때는 약간 부족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하지만 이젠 국물 맛도 아주 진국이다. 멸치 맛이 강하게 나는 진한 국물은 소면과 참 잘 어울린다. 

 

우리는 김치만두도 주문했다. 이것도 4,500원이다. 수제비 포함 이날 우리가 먹은 멸치국수와 만두의 가격은 15,500원이다. 웬만한 갈비탕 한 그릇 값이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평소에도 즐겨 먹는 수제비 국물은 멸치국수와 약간 다른 것 같았다. 글쎄 다른 국물을 만들었을까? 아님 수제비를 넣고 끓이다 보니 국물맛이 변한 것일까? 멸치국수는 아마도 국수를 삶은 다음에 찬물에서 헹군 다음에 멸치육수를 부어 주는 것 같았다. 전체적으로 아주 뜨겁지 않고, 미지근한 편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수제비는 육수와 수제비를 함께 끓이나 보다. 어찌나 뜨겁던지 먹기 힘들 정도였다. 계절이 그래서인지 뜨거운 국물이 더 맛났다. 

 

수제비에는 감자와 작고 귀여운 만두도 몇 알 들어 있었다. 뭐 이런 레시피가 있어 그렇게 만들었겠지만 뭔가 모르게 더 받은 느낌? 더 퍼주는 느낌? 그런 것이 있었다. 뜨거운 국물을 후후 불면서 먹다 보니 어느새 몸에서 열도 나고, 속도 든든해지고 정말 싼 가격에 이렇게 행복한 한끼가 없다. 실내가 작기 때문에 테이블은 4~5개 밖에 안 되어 보인다. 하지만 손님들은 계속 순환했다. 말 그대로 먹고 나가기 무섭게 다른 사람이 들어와 앉는 방식이다. 하긴 값이 저렴하니 이렇게 회전을 해야 매출이 나올 것이다. 과연 가성비로 승부하는 식당답게 젊은 사람들이 많이 들어 오는 편이었다. 

 

손님이 물이나 김치는 알아서 먹어야 하지만 이런 가성비에서 누가 불평을 할까? 우리도 그런 번거로움을 전혀 문제시 하지 않았다. 김치만두나 국수나 모두 완제품을 구입하여 데워주는 방식일 것이다. 하지만 김밥천국도 그렇지만 맛을 논할 수 없는 곳이다. 그저 봉사하는 곳 같다는 생각만 들었다. 과연 이런 집도 좀 있어야 한다. 그래야 주머니 사정 가벼운 서민들이 저렴하게 배를 채울 수 있다. 그렇다고 맛이 별로인 것도 아니다. 그러니 여긴 어쩌면 송우리 사람들에게 봉사하는 식당이 맞을 것이다. 서로가 즐겁고 행복해지는 곳이다.